중국

중국인의 "반한"감정은...

제봉산 2009. 12. 9. 22:17

중국인 “반한 감정 거의 없다”

한류 고급화.인터넷 문화 개선 시급

중국인은 한때 나돌았던 '혐한론'과는 달리 실제로는 반한(反韓) 감정을 거의 갖고 있지 않지만 한국에 대한 호감은 점점 줄어들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들이 작년 5월부터 지난 8월까지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칭다오(靑島), 다롄(大連) 등 중국 5개 도시 시민 3천29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13세부터 49세까지의 한족과 조선족 등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중 관계를 좋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50.2%였고 일반적이라는 답변이 40.8%였다. 반한 감정은 4.4-6.1%로 미미했다.

한.중 민간인 간 감정이 좋지 않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16%에 불과했고 응답자의 67%는 한국에 대한 호감이 일본에 비해 높다고 답변했다. 일본에 대한 호감이 50점이라면 한국에 대한 호감은 50-80점으로 분석됐다.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사회문화연구실 왕샤오링(王曉玲) 조리연구원은 이 여론 조사 및 조사대상자들과의 방담을 토대로 저술한 '중국인 마음속에 새겨진 한국이미지'라는 책에서 한류는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인터넷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국이 중국 문화유산을 빼앗아 간다는 인식', SBS의 '베이징 올림픽 사전 방영', '사나운 고려인' 등을 들고 인터넷을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됐다고 밝혔다.

한.중 민간인들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인터넷 문화 때문에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글들을 인터넷에 올려 서로 민족감정을 자극하며 한때 양국간 감정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이 책은 중국의 대학교육을 받은 20-30대 엘리트 남성들이 주로 인터넷에 의존해 정보를 얻기 때문에 인터넷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인터넷을 통해 양국 네티즌간 감정이 격화되는 것은 서로 잘못된 교육에 있다고 갈파했다.

한.중은 서로 애국에 대한 교육 비중이 지나쳐 국제사회에서 더블윈해야 하는 개방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며 이런 일방적인 민족주의가 인터넷을 통해 반한, 반중 감정으로 폭발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한.중간에 감정이 한때 나빠진 것은 서로 모르던 남녀가 결혼해 부부가 된 후 성격.생활습관 등의 차이로 인해 '부부싸움'을 한 것에 비유하고 이제 한.중이 이런 감정상의 갈등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에서 사회학 박사를 받은 왕 연구원은 한류는 젊은 여성과 10대들에게 제한적으로 호감을 주는 대중문화이기 때문에 고급스럽고 우아한 문화중심으로 탈바꿈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인은 전반적으로 한국이 유지해온 전통문화, 그리고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융합된 문화에 호감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 책은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중국인과 주동적으로 어울리는 비율이 전체의 31.7%로 낮고 '끼리끼리' 모여사는 폐쇄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한국인에 대해 중국에 오면 버리는 공중도덕을 되찾고 이웃 중국인들과 친근하게 지낼 것을 권고했다.

이 책은 중국인이 보는 한국인의 장점으로 청결, 환경보호, 옷 잘입기, 근면, 장유유서, 애사심, 충성심 등을 들고 허풍, 충동적 행동, 체면중시 등을 단점으로 꼽았다.

왕 연구원은 또 중국에 진출한 대기업에 대해 공익과 봉사 활동을 통해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라고 권고하고 소자본으로 투기성 투자를 일삼는 중소기업과 유학생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