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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생활에 편리한 기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자전거도 이동 수단이다 보니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보행자 모두에게 안전은 필수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지자체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하는 전시행정에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일단 한번 짚어 보자.
첫째는 도로 여건이다. 한강 고수분지 등 여러 체육 공원 시설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편리하게 이용하게 하는 것까지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자동차가 많이 왕래하는 대로 변에 자동차 도로를 좁혀가면서 자전거 도로를 위해 별도 예산을 들여 공사는 납득이 안 된다. 서울 시내나 지방의 도시를 보면 평탄한 도로가 많지 않다. 자전거를 이용해 다니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지만 업무 차 다니기가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 붉은 색 아스콘을 입혀 가면서 공사를 해서 예산을 낭비 할 필요가 있을까?
반면에 동경은 별도의 도로를 만들기 보다는 선 만 그어져 있다. 넓은 보도에는 가운데 자전거 도로 표시만 해 놓았다. 자전거와 보행자가 같이 이용을 한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어 자전거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시민의식이 이런 문제를 해결 해 준다는 것이다.
둘째는 자전거의 용도이다. 동경을 지리적 여건을 보면 일단 언덕이 그리 많지 않은 도시다. 그래서 자전거가 생활화 되어도 그리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동네에서 시장을 가거나 아이들 등교 길에 잘 이용을 한다. 즉, 생활형 자전거 이용자들이다. 그래서 자전거도 산악용이 아닌 일반용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자전거를 보면 가볍고 그 디자인이 간단하다. 앞에 바구니가 있고, 뒤에는 아이들이 앉게 의자가 달려 있다. 가운데 프레임은 없다. 내리고 타기가 쉽다. 그리고 가격도 싸다. 일반인들이 자가용 대신 가까운 거리는 거의 다 자전거며, 집에서 역까지도 자전거를 가지고 가 전철로 갈아타고 다닌다. 자전거의 생활화다.
반면에 한국의 자전거를 보면 거의 전부 레저 스포츠용이다. 비싼 자전거를 타고, 옷도 폼 나게 입고 마치 패션 쇼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자전거는 거의 볼 수 없다. 가볍게 수퍼 갈 때 타고 다니는 사람은 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마트에 필수는 주차장이다. 자전거로 가서 물건을 사고, 자전거 앞 바구니에 담고 집으로 오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이런 현상인데도 지자체는 주민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도로 만드는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묻고 싶다. 그렇게 전시 행정에 발 빠른 공무원들이 왜 장애자 시설을 만드는 데는 인색한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