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차이4...자전거도로

제봉산 2009. 11. 24. 20:32

보도와 자전거도로

요즘 한국에서 자전거 붐이 일고 있다. 온통 지자체마다 자전거 도로와 전쟁을 하는 것 같다. 왜 이렇게 갑자기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 물론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공해문제, 국민건강을 위해 좋은 것만은 부인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도 관 주도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는 생활에 편리한 기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자전거도 이동 수단이다 보니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보행자 모두에게 안전은 필수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지자체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하는 전시행정에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일단 한번 짚어 보자.
첫째는 도로 여건이다. 한강 고수분지 등 여러 체육 공원 시설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편리하게 이용하게 하는 것까지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자동차가 많이 왕래하는 대로 변에 자동차 도로를 좁혀가면서 자전거 도로를 위해 별도 예산을 들여 공사는 납득이 안 된다. 서울 시내나 지방의 도시를 보면 평탄한 도로가 많지 않다. 자전거를 이용해 다니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지만 업무 차 다니기가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 붉은 색 아스콘을 입혀 가면서 공사를 해서 예산을 낭비 할 필요가 있을까?

반면에 동경은 별도의 도로를 만들기 보다는 선 만 그어져 있다. 넓은 보도에는 가운데 자전거 도로 표시만 해 놓았다. 자전거와 보행자가 같이 이용을 한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어 자전거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시민의식이 이런 문제를 해결 해 준다는 것이다.

둘째는 자전거의 용도이다. 동경을 지리적 여건을 보면 일단 언덕이 그리 많지 않은 도시다. 그래서 자전거가 생활화 되어도 그리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동네에서 시장을 가거나 아이들 등교 길에 잘 이용을 한다. 즉, 생활형 자전거 이용자들이다. 그래서 자전거도 산악용이 아닌 일반용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자전거를 보면 가볍고 그 디자인이 간단하다. 앞에 바구니가 있고, 뒤에는 아이들이 앉게 의자가 달려 있다. 가운데 프레임은 없다. 내리고 타기가 쉽다. 그리고 가격도 싸다. 일반인들이 자가용 대신 가까운 거리는 거의 다 자전거며, 집에서 역까지도 자전거를 가지고 가 전철로 갈아타고 다닌다. 자전거의 생활화다.

반면에 한국의 자전거를 보면 거의 전부 레저 스포츠용이다. 비싼 자전거를 타고, 옷도 폼 나게 입고 마치 패션 쇼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자전거는 거의 볼 수 없다. 가볍게 수퍼 갈 때 타고 다니는 사람은 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마트에 필수는 주차장이다. 자전거로 가서 물건을 사고, 자전거 앞 바구니에 담고 집으로 오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이런 현상인데도 지자체는 주민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도로 만드는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묻고 싶다. 그렇게 전시 행정에 발 빠른 공무원들이 왜 장애자 시설을 만드는 데는 인색한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