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산 , 산행

올레길10코스에서...

제봉산 2010. 3. 26. 09:42

30년 차이도 친구 되는 ‘올레길의 매력’

“처음 본 사람과 이렇게 밥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에요.”
“오늘 38km를 걸었는데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이에요. 오늘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내일 다시 걸어야죠.” 

제주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여행객들의 담소이다. 이곳은 제주도 안덕면 사계리 화순해수욕장에서 하모리 해수욕장까지 가는 해안 올레길 10코스에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올레 길을 걷기 위해 찾은 여행객들이 게스트하우스 야외휴게실에 모여앉아 바비큐 파티 중이었다. 처음 본 여행객들이 이곳에서 만나 서로 올레길 후일담과 살아온 이야기들을 털어 놓는다. 어찌 보면 동창회 분위기다. 바비큐는 맛있게 익어가고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동쪽에 위치한 높이 395m의 산방산

경기도 수지에서 온 전기홍(50.남)씨는 “분위기 너무 좋네요. 여행을 하면서 마음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쉽지는 않은데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이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매력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안 그래요”라며 사람들에게 말을 건냈다. 모두들 끄덕이며 웃었다.

“군대가기 전에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올레 길을 구경하러 왔어요.”

김해에서 온 조지훈(21.남) 학생은 “친구와 인터넷을 통해 찾았는데 2만원에 잘 수 있고 시설도 좋고,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어 좋네요. 처음 본 사람들과 같이 밥 먹고 이야기 하는 것이 신기해요”라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주위가 어둑해졌다. 음식은 동이 났고, 고기를 굽던 숯불만이 남았다.


오붓한 저녁식사가 끝나고 모두들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 ‘탄산온천’으로 이동했다.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면 탄산온천은 무료다. 이 온천은 제주 유일의 탄산온천. 지하 600m에서 솟아난 온천으로 고혈압, 성인병, 피로회복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졌다.

일행은 탄산온천 탕에 깊숙이 들어갔다. “어휴~ 시원하다. 물이 끝내주는데요.”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렸다.

“천정이랑 벽이 유리라서 바깥 풍경도 다 보이고 색 다른데요. 오늘 피로는 이곳에 다 녹은 거 같아요. 인터넷에선 탕에 들어가면 따갑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오히려 시원한데요.”

산방산 탄산온천 문재홍 사장은 “실내 천정과 벽면이 유리로 돼 있어 자연 속에 들어온 느낌이 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아침에는 햇살이 유리창으로 들어오고, 점심엔 하늘이 보이고, 저녁엔 별을 보며 온천을 24시간 언제나 즐길 수 있죠. 야외에는 인공폭포와 탄산 노천탕이 있어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온천을 즐기기도 합니다. 방문객 중 ‘영혼까지 씻고 가요’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어요.”

게스트하우스 로비에는 여행객들이 내일의 올레 길 코스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내일 13코스로 갈 것 같아요”, “교수님은 어디로 가시는데요? 같은 방향이면 함께 가요”라고 서로의 여행경로를 물었다. 자정이 넘긴 시간이 되자 전기홍(50.남)씨는 “올레 길을 걸으러 왔다가 더 좋은 것을 배워가네요. 이번 여행은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라며 방으로 향했다.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좌측에 마련되어 있는 야외 노천탕은 여행으로 인해 지친 몸과 피로를 한번에 풀어준다

산방산 게스트하우스는 여행객들이 2만원이면 잠을 자고 탄산온천도 즐기고 갈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지난 2009년 4월에 문을 열어 14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숙박시설 외에도 탄산온천 및 수영장과 PC방, 식당, 야외휴게실이 있다. 이곳에 오는 여행객들은 대부분 혼자 오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하룻밤 만에 친해지는 것이 게스트 하우스의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제주도에는 이 밖에도 ‘예하 게스트하우스’, ‘소낭 게스트하우스’, ‘와하하 게스트하우스’ 등이 있다.

문의:산방산 게스트하우스 064-792-2544 이종림 산장, 제주 산방산 탄산온천 064-792-8300 문재홍 사장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하여 여행객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숙소를 제공하는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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