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산 , 산행

등산용스틱

제봉산 2010. 3. 25. 18:45

1. 역사·용도ㅣ 등산 보행법에 일대 혁신 불러온 ‘제2의 발’

▲ 등산장비 전문매장에서 판매 중인 수많은 종류의 등산용 스틱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는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요즘 산길 입구에서 보면 반수 이상의 사람들이 스틱을 휴대하고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다. 등산용 스틱에 대한 효용성이 그만큼 널리 알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등산용 스틱에 대한 정보는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쉬웠다.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힘들게 오르는 고통을 줄여 주고, 보행 속도를 빠르게 하며, 에너지를 10~15% 절약할 수 있다. 또한 험한 곳에서 균형을 잘 잡아주고, 하산 충격으로부터 무릎을 보호하며, 상체운동을 포함한 전신운동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효과의 원리는 다리에만 편중된 운동부하를 팔에 분산시켜주는 것이다. 등산이라는 운동은 다리만 고생을 시키고 팔은 놀고 있는데, 이 놀고 있는 팔을 다리처럼 이용하는 방법이다.



크로스컨트리 활주기술을 보행에 적용

등산용 스틱이 언제부터 등산에 사용되었는가는 분명치 않지만 북미지역에서는 1970년대부터 등산가들에 의해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 주에는 매킨리(6,194m)봉이 있는데, 이 산의 높이는 6,000m가 조금 넘지만 히말라야의 7,000m급과 견줄 만한 어려움을 갖추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공기 밀도다. 지구 자전에 의해 적도지방은 공기 밀도가 높고, 극지방은 낮다고 한다. 그래서 매킨리봉의 산소는 히말라야 7,000m급과 비슷하여 고산병이 더 심하게 나타나 등반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어려움은 포터가 없다는 것이다. 히말라야에서는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는 베이스캠프까지 포터를 고용하여 필요한 등반장비와 물자를 운반한다. 그러나 알래스카의 미국 사람들은 포터 일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매킨리봉을 등반하려고 하는 등반가들은 긴 설원을 지나 베이스캠프까지 걸어서 이동하는 동안 모든 짐을 스스로 운반해야 한다.

큰 배낭을 메고 짐을 가득 실은 눈썰매를 끌어야 하는데, 이때 노르딕 스키의 크로스컨트리 활주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평평한 설원에서 스키를 신고 양손의 스키폴을 뒤로 밀쳐 내는 노르딕 활주기술은 동계올림픽 경기를 연상하면 쉽게 떠오를 것이다.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면 등반가들은 설사면이나 빙벽을 오르기 위해 피켈이라는 장비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는데 보통 어려운 급경사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70~80cm 길이의 피켈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길이는 짧은 편이어서 완경사 설사면에서는 불편하다. 그래서 베이스캠프까지 어프로치할 때 사용한 긴 스키폴을 완경사의 설사면 등반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대부분의 히말라야 등반은 경사가 심하거나 험하지도 않은 길고 지루한 설사면을 통과한 후에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다. 이때는 등반이라기보다 워킹의 연속인데, 길이가 긴 스키폴이 피켈보다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1990년대부터 국내에 본격 전파

스키폴을 이용한 워킹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바로 노르딕 워킹이라는 것으로 1930년대부터 핀란드의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들이 눈이 없는 여름철의 훈련방법으로 양손에 스키폴을 잡고 노르딕 스키의 활주법으로 걷는 것에서 시작되어 유럽 지역에서는 하이킹이나 가벼운 등산에 사용되고 있었다. 등반가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손에 잡고 다니던 피켈 대신 스키폴을 잡게 된 것은 그 효과가 무척 훌륭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우리나라는 해외 여행의 자유화가 시작되었지만 히말라야 등반에는 많은 비용과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다. 그 갈증을 풀어 줄 곳으로 히말라야 7,000m급과 동일한 등반 여건을 지닌 매킨리봉에 원정을 많이 가게 됐다. 이곳에서 우리나라의 산악인들은 외국 등반대들이 스키폴을 등반에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말 국내에서도 스틱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스키폴을 가지고 산에 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했다. 눈이 없는 곳에서 스키폴을 찍고 다니면 거의 모든 사람의 눈총을 받았다. 어떤 사람들은 눈이 없는 곳에서 왜 스키폴을 사용하냐고 묻고 놀리기도 했다.

1990년대 코오롱등산학교에서 알파인 폴의 사용법을 처음으로 교육하기 시작하면서 대중적인 사용을 촉진했다(원종민, 2007). 이제 등산용 스틱은 휴대하기 좋게 3~4단으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했다. 전 세계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보급되는 등산장비가 되었다.

본지는 이번 테마특집을 통해 등산용 스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한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엄선해 다루었다. 기본적인 사용법에서부터 효과에 대한 과학적 분석, 등산용 스틱의 종류와 취급법, 간단한 수리방법까지 등산용 스틱과 관련된 정보를 총망라했다.

** 2. 사용법 | 등산학교 명강사의 족집게 강좌

▲ 스틱의 길이는 팔꿈치의 각도가 90도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등산용으로 사용하는 가볍고 탄탄한 지팡이는 최근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등산장비로 자리를 잡았다. ‘알파인 스틱’ ‘등산용 지팡이’ 등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최근 ‘등산용 스틱’으로 또는 줄여서 ‘스틱’으로 불린다. 국제적으로 ‘알파인 폴’ ‘트레킹 폴’ ‘마운틴 폴’이라는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스키폴은 길이를 조절할 필요가 없지만 등산용 스틱은 사용하지 않을 때 휴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3단으로 낚싯대처럼 길이 조절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등산용 스틱의 길이는 경사도에 따라 다르게 조절해 사용한다. 평지는 조금 짧게 쓰는 것이 좋은데, 똑바로 선 상태에서 배꼽 높이 정도가 적당하다. 오르막에서는 팔꿈치 각도 90도 길이가 알맞고, 내리막에서는 조금 길게 쓰는 것이 편리하다. 그러나 경사도가 수시로 변하고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지는 등산로에서 그때마다 길이를 조절하는 일은 매우 번거롭기 때문에 평균길이인 팔꿈치 각도 90도로 고정해서 사용하는 적당하다.


스트랩은 길이를 알맞게 조절하여 손을 고리 밑에서 위로 올려 넣은 다음 손잡이 끈을 손바닥으로 감싸 잡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 끈이 손목에 부담을 주는 일이 없이 편하게 누르는 힘을 줄 수 있다. 또한 나무나 돌을 잡을 때 손잡이가 저절로 손바닥에서 벗어나 편리해진다. 또한 스틱의 손잡이를 잡을 때는 너무 꽉 쥐지 말고 가볍게 잡은 다음 손바닥의 스트랩을 손바닥으로 누르듯이 힘을 주는 것이 좋다.


등산용 스틱의 사용법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효과적으로 정확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선 반드시 두 개를 사용해야 한다. 한 개만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마치 자동차 바퀴 네 개 중 한 개를 빼고 운행하는 것과 같다. 두 발과 두 팔을 서로 좌우로 교차시키는 동작에서 균형이 맞지 않게 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을 때 한 개만 사용해도 어느 정도의 효과는 볼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을 처음 사용하면 두 손이 매우 거추장스럽고 등산로의 요철과 바위, 나무 등의 장애물로 인하여 불편과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단순한 지팡이 같은 것이지만 도구란 원래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편리한 자전거도 처음에는 넘어지기만 한다. 불편하더라도 여러 번 사용하다 보면 저절로 익숙해지지만 아무래도 맨손으로 다니는 것보다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공짜는 없다. 등산용 스틱의 장점을 얻기 위해서는 조금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스틱에 익숙해지는 과정 거쳐야


등산용 스틱은 힘든 오르막에서의 육체적인 고통을 줄여주고, 에너지를 절약할 뿐만 아니라 험한 곳에서 안정된 균형을 잡는 데도 도움을 주는 장비이므로 그 기능성과 가치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또한 팔 근육과 상체 근육을 활발하게 사용하게 돼 혈액순환, 산소공급을 원활히 하는 데도 좋다.


▲ 등산용 스틱 손잡이 파지법.

심장은 신체 구석구석까지 피를 보내는 역할을 하지만 다시 돌아오도록 흡입하는 기능은 없다. 피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게 하는 역할은 바로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정맥 속의 피를 심장 쪽으로 짜서 보내주는 것이다. 이것을 정맥의 펌핑 작용이라고 하는데,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다리 근육만 정맥 펌핑을 하는 것이 아니라 팔과 상체 근육까지 정맥 펌핑을 도와주는 효과를 얻는 것이다.


요즈음 많은 등산로가 점점 계단으로 바뀌고 있다. 이 계단을 오르는 동작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 범위를 넓게 하여 더 힘들다. 내려올 때는 무릎에 많은 충격을 준다. 최근 들어 부쩍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등산동호인이 많은 원인 중의 하나가 계단 등산로다. 등산용 스틱은 이런 계단 등산로에서도 좋은 신체보호 수단이다. 체중은 늘어나고 근력과 민첩성이 떨어진 중장년층에게 등산용 스틱은 특히 좋은 도구다.


중장년층 무릎 통증 예방에 도움


어떤 사람은 등산용 스틱은 친환경 등산에 맞지 않고 자연을 훼손하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등산용 스틱의 스파이크가 나무 뿌리를 찍고 흙을 파헤쳐 자연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맞다. 분명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등산로상에 노출된 나무 뿌리나 흙에 작은 흠집을 낸다. 그러나 일부러 나무 뿌리를 찍거나 파헤치는 것이 아니기에 그 피해의 범위나 규모는 자연생태계 훼손을 거론할 정도는 아니다. 그 정도의 흠집을 문제 삼는다면 아예 산에 가지 말아야 한다. 등산화는 괜찮은가? 맨발이 더 좋을 것이다. 그토록 환경 보존에 엄격해야 한다면 산을 파헤쳐 도로와 건물을 짓는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으로 등산용 스틱 사용이 지나치게 도구에 의존하는 것이라는 질타도 있다. 등산이란 산에 대한 인간의 도전이며, 자유의 몸짓이기에 지나치게 도구에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고 난 후에 등산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스틱은 좀 더 험한 산행, 깊은 자연 탐험을 가능케 하는 피켈과 모양만 다를 뿐 사용 목적은 같다. 경사와 환경에 따른 스틱의 올바른 사용법

○평지나 완만한 경사
뒤를 향해 밀어주는 방식으로 사용


 

▲ 1.평지와 완만한 경사에서의 등산용 스틱 사용법. 2.등산용 스틱의 끝은 전진하는 발 뒤쪽보다 20~30cm 뒤를 짚어준다. 3.오른팔이 나갈 때 왼발이 나가는 자연스런 보행동작을 취한다. 4.밀어주는 동작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평지나 완만한 경사에서의 사용법은 등산용 스틱을 뒤로 밀어 주기만 한다. 이때 등산용 스틱의 끝(스파이크)은 전진하는 발의 뒤쪽보다 20~30cm 뒤에 짚어서 밀어준다. 팔 동작은 오른발이 나갈 때 왼팔이 나가는 자연스런 보행시의 발동작으로 그대로 유지하며 등산용 스틱을 뒤로 밀어주는 것이다. 밀어주는 동작을 통해 몸이 앞으로 쉽게 전진하는 힘을 팔로부터 얻게 되는 것이다. 원리는 썰매를 탈 때 꼬챙이를 뒤로 밀어주면 썰매가 앞으로 나가는 것과 같다.


동작을 너무 의식하면 마치 스텝이 꼬이듯이 부자연스런 동작이 연출된다. 자연스럽게 걸으며 등산용 스틱만 뒤로 밀어주어 앞으로 나가는 몸의 탄력을 살려준다고 생각하면 한결 쉬워진다. 부자연스런 동작은 이른 시간 안에 익숙해진다. 숙달되면 몸이 앞으로 쑥쑥 전진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보행시간을 최대 30%까지 빠르게 할 수 있다. 양쪽 스틱을 동시에 짚고 뒤로 밀쳐 내듯이 사용할 수도 있는데, 보다 큰 전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때는 한 번 밀쳐 내는 팔 동작에 발걸음은 몇 스텝을 연속해서 이동시킬 수 있다.


○오르막 경사
스틱에 체중을 싣고 일어서며 뒤로 밀어낸다


▲ 5.오르막 경사에서의 사용법. 6.두 개의 스틱을 같은 높이의 위쪽에 짚는다. 7.상반신의 무게를 스틱에 기대듯 의지한다. 8.다리로 일어서며 스틱을 아래쪽으로 민다.

오르막에서는 먼저 등산용 스틱 두 개를 모두 같은 높이의 위쪽으로 짚고 다리를 올린 다음 팔을 접어 상체와 등산용 스틱을 가깝게 하고, 상반신의 몸무게를 살짝 등산용 스틱에 기대듯이 의지한다. 상체와 배낭의 무게 중 일부를 다리가 아닌 팔에 분산시켜주는 것이다. 다리로 일어서는 동작과 등산용 스틱을 이용하여 아래쪽으로 미는 팔의 동작을 동시에 한다. 등산용 스틱을 이용하지 않을 때와 비교해 보면 다리의 힘이 훨씬 적게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이 등산용 스틱 사용법은 평지와 오르막에서 다르다. 평지나 완경사에서는 뒤로 밀어 사용하지만 경사가 점점 급해지면 스틱을 뒤로 미는 동작이 불편해진다. 이때는 스틱의 스파이크를 짚는 곳이 점점 발 앞쪽의 높은 위쪽을 향하게 된다.


발 높이 위로 짚어야 하는 경사에서는 스틱 두 개를 동시에 위쪽으로 올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스파이크를 위에 찍고 손잡이와 스트랩에 살짝 상체의 체중을 의지한 다음 아래 방향으로 밀어내리는 힘을 주며, 발은 연속해서 위로 올라간다. 발이 스틱의 스파이크 위치를 지나 올라가게 되면 손을 미는 방향은 몸 뒤쪽이 된다. 스틱을 뒤쪽으로 쭉 밀어줄 때, 몸은 앞으로 전진되는 힘을 얻는다. 그 다음 다시 스틱 두 개를 동시에 위로 올려 짚고 동작을 반복한다.

○내리막 경사
스틱에 체중 실으면 무릎의 부담 덜어


▲ 1.내리막 경사에서의 사용법. 2.체중의 일부를 스틱에 기대면 발과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3.스틱 손잡이의 윗부분을 손바닥으로 누르고 상체의 무게를 스틱에 전한다. 4.내려서면서 팔을 자연스럽게 양쪽으로 벌려준다.

내려갈 때는 스틱 두 개를 아래쪽에 짚고 스틱의 손잡이 윗부분을 손바닥으로 누르며 살며시 상체의 무게를 스틱에 기댄다. 이때 너무 무리하게 의지하면 스틱이 휘어질 수 있다. 이렇게 체중의 일부를 스틱에 기대면 아래쪽으로 내려딛는 발과 무릎에 전달되는 체중의 부담과 충격을 줄여줌과 동시에 고양이처럼 사뿐한 착지 동작을 할 수 있다. 또한 험하고 급한 경사에서 균형 잡기가 용이해져 안전하고 빠른 하산을 할 수 있다.


스틱을 짚고 내려서면서 팔은 자연스럽게 양쪽으로 벌려준다. 그러면 자칫 스틱 손잡이에 얼굴을 부딪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또한 그냥 팔을 위로 올리는 상태로 내려서는 것보다 팔 근육의 피로도를 한결 줄여줄 수 있다. 


○눈과 빙판 많은 곳
균형 유지로 안정성 높여


등산용 스틱은 눈이 많은 곳에서 사용할 때 더욱 편리해진다. 울퉁불퉁한 등산로는 눈으로 덮여 등산용 스틱의 스파이크를 매우 편하게 찍을 수 있다. 경사진 눈길에서 미끄러움을 방지하고, 신체 균형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눈 녹은 곳과 눈 덮인 곳이 반복해 나타나는 길에서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걷기가 매우 불편하다. 이런 때는 등산용 스틱만을 사용하는 것이 한결 편하다.


폭설이 내릴 가능성이 있는 날은 반드시 지름 10cm 정도의 넓은 바스켓을 가져가도록 한다. 눈이 깊은 곳에서 좁은 바스켓은 눈 속 깊이 박히므로 매우 불편하다.


대개 바스켓은 나사식으로 돌려서 끼거나 빼는 방식이다. 하지만 작은 핀으로 고정하는 방식도 있다.


>> 등산용 스틱 사용시 주의사항
주변 사람 부상 유의하고 잘못된 사용 피해야


등산용 스틱의 스파이크 부분은 매우 예리해 자칫 잘못하면 주변 사람에게 큰 상해를 입힐 수 있다. 무심결에 스틱을 치켜들었다가 주변의 사람을 찌르거나 또는 스틱을 바닥에 엉성하게 찍은 상태에서 체중을 실으면 스틱이 지지력을 잃고 확 밀려 나가 뒷사람에게 큰 상해를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스틱을 사용할 때는 주변 사람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스틱을 들어 올릴 땐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평상시 휴대·보관할 때는 안전마개나 고무 팁을 스파이크에 덮어 씌워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등산용 스틱을 넣고 다니는 케이스를 따로 판매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부피감이 있고 빼고 넣기에 불편함만 초래할 수 있으니 고무 팁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가파른 바위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밧줄을 내리듯 등산용 스틱을 늘어뜨려 잡게 하고 끌어올리는 행위는 매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스틱의 연결 부위 조임쇠가 밀려 들어가는 것을 주로 방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체중을 실어 잡아당기면 순식간에 빠져 버릴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이 아무리 견고하게 제작되었다 할지라도 장시간 걷다 보면 이음새의 걸쇠 부분이 헐거워지기 마련이니 종종 조여 주어야 한다. 특히 급경사 내리막길에 접어들 때 한 번씩 꼭 확인하도록 한다. 스틱의 한 단이 갑자기 쑥 들어가 버리면 몸의 균형이 깨지며 매우 위험해진다.

*** 3. 과학적 분석 | “무릎 등, 하체 보호에 이만한 장비 없다”

중·노년층에는 필수 장비… 전신 근력운동 유도하는 효과도

등산은 걷기, 달리기와 더불어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 꼽힌다. 걷기와 달리기 등은 보통 평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등산은 산이라는 독특한 지형에서 수행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등산은 오르막과 내리막 지형을 반복해서 걸으며, 또한 돌·바위 등과 같은 다양한 지형 조건으로 인해 걷기나 달리기보다 다양한 종류의 근육이 동원된다. 또한 낮은 강도의 등산이라 할지라도 달리기와 조깅에 비해 높은 에너지 소비를 촉진한다. 한편 대자연 속에서 동화되어 심리적 재충전과 함께 오랜 시간 강도 높은 유산소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등산의 긍정적인 효과는 내리막 보행과 배낭 부하로 인한 상해 유발 가능성으로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등산용 스틱 사용의 필요성 
   내리막 보행과 배낭 부하로 인한 상해 유발 감소


내리막 보행에서 하지 관절과 근육 등에 통증과 상해가 유발될 수 있다는 연구와 내리막을 걸을 때 발생하는 부가적인 외부의 부하는 근골격근의 통증과 상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Blake&Ferguson, 1993; De Loes, 1995; Lausen, Simonsen, Voigt&SJogaard, 2000) 또 다른 보고서는 성인이 등에 22.5kg 의 배낭을 짊어졌을 때 비정상적인 분절 간 움직임이 발생, 상해의 위험이 있음을 경고했다.(Vacheron, Poumarat, Chandezon&Vanneuvill, 1999)


▲ 걷기충격.

일본국립체육대학의 마사요시 야마모토(山本正嘉) 교수는 자신의 저서 <똑똑한 등산이 내 몸을 살린다> (2008)에서 배낭 부하가 증가할수록 하지의 충격량이 증가함을 그림을 통해 설명하였다. 그림1~5는 다양한 내리막길을 걷는 방법 가운데 30cm(그림1, 2, 4, 5)와 15cm(그림3) 계단을 내려갈 때의 착지충격력을 비교한 것이다. 이를 통해 20kg의 배낭을 멨을 때 충격량이 크게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두 개의 스틱을 사용한 경우 평범하게 내려가는 것에 비해 충격량이 현저히 줄었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배낭 부하와 내리막 보행에서 초래되는 충격량을 등산용 스틱을 사용해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스틱의 사용은 내리막 보행과 배낭 부하의 증가에 따른 부정적 측면을 해소할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의 적정 길이 
   신장의 67.3±3%가 좋다


▲ 1 스틱. 2 노르딕 스틱.

등산용 스틱의 길이는 사용자의 신장에 따라 달라지는데 1999년 슈와네더(Schwaneder) 등의 연구자가 실험을 통해 8명의 피험자가 신장의 67.3±3%(신장 170cm의 경우 114±5cm) 이내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팔꿈치를 팔의 내각이 90도 정도가 되게 구부린 상태에서 그 정도 길이가 된다. 다만 평지에서는 이보다 10cm 정도 짧게, 내리막에서는 10cm 정도 길게 조정하는 것이 좋다. 등산 중엔 수시로 길이를 조정하게 되므로 스틱 중·하단에 표시된 길이 눈금을 기억해 두면 편리하다.


>>등산용 스틱 사용의 긍정적 효과
   하체에만 걸릴 부하를 상체로 분산시켜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첫째, 스틱의 사용은 등산 중 내리막 보행에서 하지에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시킨다. 이는 스틱 사용의 가장 주요한 기능으로 등산 중 내리막 보행에서 스틱이 땅에 먼저 닿기 때문에 발목과 무릎 관절에 주어지는 부하가 스틱에 분산되어 무리가 가지 않는다.(양창수·채원식, 2005, 김인경, 2009) 또한 하체에 전달될 부하를 상체로 분산시켜 주는 역할을 스틱이 수행한다. 따라서 등산 중 내리막길을 걸을 때 스틱을 사용하면 고양이와 같이 사뿐사뿐 내려갈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등산용 스틱의 사용은 전신 근력운동을 유도할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에 전달되는 부하가 현격히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줄어든 부하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부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 스틱 기저면

제이콥슨(Jacobson et al, 1998)의 연구에 따르면 스틱의 사용 유무에 따라 몸에서 쓰이는 에너지에는 변화가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등산 중 주요하게 사용되지 않던 상체의 활동이 등산용 스틱의 사용을 통해 하지의 부하를 분산시켜 준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등산이 하체만을 편중해 사용하는 운동이지만 스틱을 사용함으로써 상체의 사용을 증가시켜 전신의 고른 근력운동을 유도할 수 있다.

“무릎 등, 하체 보호에 이만한 장비 없다”

중·노년층에는 필수 장비… 전신 근력운동 유도하는 효과도

셋째, 등산용 스틱의 사용은 보폭을 넓게 해주어 보행 속도를 증가시킨다. 등산에서 평지 및 오르막 보행 중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걸음걸이가 빨라짐을 느낄 수 있다. 보행 중 스틱의 지지력으로 인해 한 걸음(stride)을 내딛는 시간이 길어지고 따라서 보폭이 넓어진다.(서정석, 2007) 따라서 스틱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성큼성큼 걷게 되며 보행 속도가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넷째, 스틱을 사용하면 두 다리로 보행하는 것보다 기저면(Base)이 확장돼 안정성이 높아지며, 고르지 못한 등산로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저면이란 일반적으로 신체가 지면에 접촉한 지점들에 의해 둘러싸인 면적을 의미한다. 기저면이 넓을수록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위 두 그림을 통해 기저면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두 발만 지지한 상태(A)에서는 기저면이 좁지만 두 발과 함께 스틱을 디딘 (B) 경우엔 훨씬 넓은 기저면이 형성됨을 알 수 있다. 하체에서 특히 발목은 가장 안정성이 떨어지는 관절 중 하나이다. 따라서 등산 중 염좌(흔히 ‘접질림’이라 함) 부상을 가장 많이 당하는 부위다. 스틱의 사용은 기저면을 확장시켜주어 특히 발목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하며(schwaneder et al. 1999 ; 양창수 외  2005; 김인경 2009) 염좌 등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다섯째,  스틱은 눈이나 나뭇잎이 쌓인 등산로에서 지면의 상태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더듬이 역할을 한다. 봄, 가을의 등산 중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계곡에 쌓인 깊이를 알 수 없는 낙엽더미일 것이다. 섣불리 디뎠다가는 발과 다리가 빠지면서 넘어지기 쉽다. 겨울 산행 중 얼음이 얇게 덮인 계곡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 등산용 스틱은 마치 곤충의 더듬이처럼 미리 그 깊이를 가늠하거나 약간 체중을 실어 얼음의 강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여섯째, 눈 쌓인 경사면을 오를 때 등산장비인 피켈을 대신해 보행 보조장비로 활용할 수 있다. 피켈은 설상 등반에서 아이젠과 함께 주요한 장비로 사용된다. 하지만 전문등반가가 아닌 이상 피켈의 다양한 등반기술을 습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벼운 겨울 등산에서 길이가 짧은 피켈을 사용하기가 오히려 불편하다. 등산용 스틱은 피켈의 모든 기술을 사용하기엔 어려우나 가벼운 설상 등반에서 필요한 몇 가지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등산용 스틱의 사용이 오르막 보행에서는 상체를 곧게 펴도록 도움을 줘 호흡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며 스틱의 사용이 스틱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심박수와 운동지각도가 낮아진다.(Jacobson&Wright, 1998; Knight et al., 2000)


한편 등산용 스틱은 일반적으로 단시간의 등산보다 장시간의 등반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하체 근육의 피로도가 누적될수록 등산용 스틱의 기능이 더욱 증가된다.


>>등산용 스틱에 관한 부정적 견해
   부상과 자연 훼손·운동효과 감소 등


▲ 피켈을 이용한 설상 등반.

등산용 스틱을 잘못 사용하면 어깨와 허리에 상해를 유발할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을 발보다 앞에 짚고 지지하거나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너무 높이 찍고 체중을 실을 경우 어깨에 상해를 유발할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의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에게서 주로 이런 일이 생긴다.


한편 스틱의 길이가 적절하게 조정되지 않은 상태로 지팡이처럼 짚으면 허리가 굽어져 오히려 허리의 충격이 올 수 있다. 특히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을 경우 적절한 스틱의 길이가 매우 중요하다. 스틱은 허리를 곧게 펴고 어깨를 살짝 낮춘 상태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길이를 맞추어야 한다.


하지 근력의 강화와 유산소운동이라는 등산의 순기능이 무분별한 등산용 스틱의 사용으로 감소된다는 의견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필자도 관절이 튼튼한 청·장년층이 1~2시간의 산행을 하는 데는 굳이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절이 안 좋거나 노화가 진행되는 중·노년층 그리고 1박2일 이상의 산행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스틱의 사용이 필요하다.


▲ 1 노르딕팁. 2 등산팁. 3 노르딕 손잡이.

등산은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이며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파워존(몸통 아래쪽과 엉덩이, 그리고 대퇴를 통칭하는 부위)을 강화시켜준다. 또한 접근성이 용이하고 비용이 안 드는 좋은 운동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상체 근력을 강화하는 데는 부족한 운동일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잘 사용할 경우 등산시 하체에 집중되는 근력운동을 전신운동으로 전환시켜 등산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등산용 스틱 사용은 신뢰 있는 등산학교나 지도자에게 배우고 동영상 자료를 통해 반복학습을 하도록 한다. 중요한 것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다 평지, 무난한 등산로, 본격적인 등산로, 배낭을 멘 장기산행 등을 통해 점진적이고 꾸준하게 연습해야 한다

4. 제품 | 등산용 스틱의 구조와 종류

다양한 재질의 부품으로 조합된 복합체

등산용 스틱은 용도가 단순한 데 비해 사용하는 재질과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스틱은 기본적으로 몸체를 구성하는 폴과 스파이크, 스노링, 손잡이, 손잡이용 끈인 스트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각 부품을 조합해 길이 조정이 가능하고 손에 쥐기 쉽도록 스틱을 제작하는 것이다.


▲ 사진 = 메드아웃도어

◆스틱의 부위별 특징


1 그립
손잡이는 플라스틱, 발포고무, 코르크 등의 재질을 사용하여 적절한 마찰력과 편한 착용감을 주고 있다. 손잡이는 세로 형태, 앞으로 약간 휘어진 형태, T자 형태 등이 있으나 세로 형태가 사용하는 데 가장 편하고 적절한 모양이다. T자 형태의 손잡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으로 나이 드신 분들이 사용하던 등산용 지팡이를 모방한 것이며 정통 등산용 스틱이라고 할 수 없다.


2 스트랩
스트랩은 손이 스틱으로부터 이탈되지 않도록 하고, 손에 편안하게 힘을 주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길이를 조절하여 조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3 폴
스틱의 몸체인 폴은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높은 재질을 사용한다. 주로 많이 쓰이는 것이 알루미늄, 두랄루민, 티타늄, 카본 등이다. 재질마다 강도, 탄성, 무게, 내구성 그리고 가격 등에 차이가 있다. 알루미늄은 저렴하지만 무겁고 약하며, 부식되기 쉽다. 알루미늄의 합금인 두랄루민은 강도가 뛰어나고 좀 더 가볍게 만들 수 있지만 비싸다. 티타늄은 더 가볍고 강하지만 역시 고가다. 카본은 매우 가볍지만, 가늘게 만들면 강도가 약해진다. 굵은 상단 자루에만 사용하는 제품이 많다.


4 완충장치
등산용 스틱 중에는 충격흡수 효과를 목적으로 스프링이 장착된 것도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제품은 스틱을 땅에 찍을 때 손목에 전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등산용 스틱은 체중을 밀어주고 받쳐주는 지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 스프링이 너무 부드러운 제품의 경우 오히려 지지력이 감소되어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게 한다. 스프링의 장력을 조절하거나 완충장치를 고정시킬 수 있도록 만든 제품도 있다.


5 잠금장치
스틱의 길이를 조절하는 핵심부품. 회전식 조임쇠를 사용하는 제품이 많다. 최근에는 퀵레버나 버튼형 스토퍼를 채택한 것도 있다.


6 바스켓
바스켓 또는 스노링이라고 하는데, 원래 눈에 깊숙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눈이 없는 곳에서도 스틱이 바위 틈새 같은 곳에 끼지 않도록 막아주므로 항상 장착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7 스파이크
스파이크는 경도가 매우 높은 텅스텐이나 강철 합금으로 만들어 흙은 물론 바위를 오랫동안 짚어도 마모가 잘 되지 않는다. 스파이크의 고무 캡은 휴대할 때만 끼워야 한다. 이것은 스파이크가 마모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할 때 조금 날카로운 스파이크로부터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고무 캡을 끼워 사용하면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갑자기 미끄러지며 크게 넘어질 위험이 있다.



◆등산용  스틱과 노르딕 워킹 스틱
비슷하지만 용도에 따라 다른 부분 많아


등산용 스틱은 최근 유산소운동으로 유행하고 있는 노르딕 워킹 스틱과 흡사해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노르딕 워킹 스틱은 등산용 스틱과 구성과 기능 면에서 다음과 같은 차이점을 보인다.


몸체의 경우 등산용 스틱은 운반이 용이하도록 3단 또는 4단으로 길이가 짧게 조정되지만 노르딕 워킹용 스틱은 1단 또는 2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손목걸이(또는 트리거) 역시 차이가 크다. 등산용 스틱의 손목걸이는 몸체에 부착되어 있는 데 반해 노르딕 워킹 스틱의 트리거는 탈부착이 가능하며 워킹시 손목과 손바닥의 활용을 높이기 위해 입체적으로 제작되어 있다. 노르딕 워킹용 스틱은 스파이크에 씌우는 고무로 된 팁이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로 지면과의 지지력과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다. 반면 등산용 스틱은 마찰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으며 보관을 위한 안전마개용 또는 산으로 접어들기까지의 어프로치에 주로 사용한다.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 안전해
조임쇠와 폴의 내구성을 먼저 확인해야


등산용 스틱은 제2의 다리이다. 다리가 부실하면 등산 중 매우 큰 불편함을 겪게 될 것이다. 요즘 등산용 스틱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매우 저가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일 수 있으나 기능이 떨어진다면 그 스틱은 등산 중 상해를 유발하거나 짐처럼 끌고 다닐 수밖에 없다.


특히 다리 근력이 약한 중·장년층일수록 등산용 스틱에 체중을 싣는 비중이 커지는데 이때 약한 재질로 만들어진 스틱이라면 휘어지거나 부러질 수 있으며 이음새가 견고하지 못하면 체중이 실리면서 스틱이 갑자기 줄어들어 앞으로 넘어질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을 고를 땐 판매자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신용 있는 브랜드인지 확인하고 꼼꼼하게 각 부위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AS 등이 가능한지를 꼭 확인해 언제든지 수선이 가능한 제품을 구입하도록 한다. 현재 국내의 등산용 스틱 시장은 비교적 고가인 수입품과 국내 브랜드로 양분되어 있다. 전문 브랜드로는 레키, 컴퍼델, 레키스포츠(LEKISPORT), 라 스포티바(LA SPORTIVA), 페츨샬레(PETZL-charlet), 마스터즈 등이 있다. 국내 브랜드로는 코오롱스포츠, 에델바이스, 블랙야크, 코베아, K2, 에코로바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한 재질의 부품으로 조합된 복합체

등산용 스틱에 적용된 최신 기술
전문 브랜드 제품의 첨단 부품과 시스템 살펴보기


레키 아르곤(Aergon) 그립
전문 산악가이드와 공동개발한 새로운 형태의 그립. ‘바이오텍(Biotec)’이라는 새로운 공법으로 속이 비어 있는 2중 셸 구조로 제작해 무게가 놀라울 정도로 가벼워진 것이 특징이다. ‘손으로 잡는 부분’의 인체공학적 지지대는 지형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그립을 안전하게 잡을 수 있도록 했다. 폴의 끝에서 아랫부분 쪽으로는 인증된 열발포 재질을 사용해 다양한 상황에서도 편리하게 잡을 수 있다.


▲ 1 레키 아르곤(Aergon) 그립. 2 스트랩. 3 초경량 카본 샤프트.

스트랩
스트랩의 길이는 특허 받은 ‘안전잠금’ 기능을 사용해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 스트랩을 위쪽으로 밀어 젖히면 캡의 플립이 열리고 스트랩이 자동으로 길어진다. 스트랩을 아래쪽으로 잡아당기면 길이가 고정된 채로 단단히 잠겨서 어떤 경우에도 손에 단단히 고정된다. 통기성이 있는 스트랩에 적합한 위킹 라이너(Wicking liner)를 덧댔고, 쥐었을 때 더 부드럽게 감싸도록 모서리를 처리한 것이 특징.


초경량 카본 샤프트
초경량 등산용 스틱은 고도로 모듈화된 카본 섬유로 제작된다. 스틱을 휘둘렀을 때 무게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접었을 때의 길이 역시 짧아지는 효과가 있다. 일부 카본 제품의 경우 얇은 알루미늄 파이프에 카본을 감아 샤프트를 제작하지만 고급품은 3단 모두가 순수한 카본 파이프를 사용한다.


레키 슈퍼락·잠금 시스템
레키 특유의 ‘슈퍼락’ 조정장치는 독일 품질검사센터의 테스트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시스템이다. 이곳에서 인증한 140kg 이상의 잠금력은 지금까지 출시된 등산용 스틱의 회전식 잠금장치 가운데 가장 좋은 결과라고 한다. 이는 조임쇠 시스템 나사의 스크루를 좀 더 조밀하게 변경, 설계해 지지력을 높인 덕분이다. 또한 360° 이상의 역회전 안전성을 보증해 여타 제품에 비해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조절할 때 40% 덜 회전함으로 조작이 간편해진 것도 특징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매우 안전하게 간단하고 빠른 조작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1 레키 슈퍼락·잠금 시스템. 2 레키 소프트 완충장치-라이트. 3 밀레·코오롱 대나무 마디형 길이 조절장치.

레키 소프트 완충장치-라이트
레키 스틱에는 소프트 완충장치-라이트(SAS-L)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이 완충장치가 스틱의 아래쪽 샤프트에 조립되어 수납시 크기를 50mm까지 작게 설계할 수 있다. 수납시 길이로 배낭에 달았을 때 거추장스럽지 않게 가지고 다니기에 좋다. 강철 스프링과 탄성중합체의 조화로 탄성을 조절해 스틱을 사용시 관절·근육·인대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준다. 완충장치의 무게를 20% 감소시켜 제품 경량화가 가능하다. 스프링의 피치가 10mm로 한정되어 있어 on/OFF 기능이 필요 없는 것이 특징.


밀레·코오롱 대나무 마디형 길이 조절장치
기존 회전식 잠금장치의 단점인 축력에 밀리는 것을 획기적으로 보완한 시스템. 사용 중에 마찰력 감소로 인하여 살짝 밀리더라도 일정 간격으로 만들어 둔 홈에 스토퍼가 걸려 더 이상 밀리지 않도록 설계한 것.


▲ 1 코오롱 듀얼 버튼 스토퍼. 2 블랙다이아몬드 플릭락 고정 시스템.

코오롱 듀얼 버튼 스토퍼
기존의 버튼형(Single Button) 스틱은 장시간 사용시 버튼 구멍이 무너져서 점점 유격이 커지는 현상이 있었다. 듀얼(Dual) 버튼은 이를 보강하여 힘이 한쪽에 치중되지 않고 양쪽으로 분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수 플라스틱 소재의 버튼으로 스틱 파이프 내면의 손상을 최소화했다.


블랙다이아몬드 플릭락 고정 시스템
스키 부츠와 유사한 원터치 레버 조작으로 길이 조정이 가능한 장치. 블랙다이아몬드 특허 시스템으로 신속한 길이 조절과 정확한 잠김이 특징이다. 장갑을 착용해도 조작이 가능해 겨울철에 편리하다.



브랜드별 등산용 스틱 모델


1 블랙다이아몬드 트레일 컴팩트 트레킹 폴
두 개의 플릭락(FlickLock) 조절 시스템으로 구성된 트레킹 폴. 장갑을 착용하고도 손쉽게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음. 중량 500g, 길이 59cm(접었을 때), 가용 범위 59~125cm.
 
2 블랙다이아몬드 컨투어 일립틱 카본
인체공학적 편안함과 내구성을 위한 유선형 몸체. 그립감이 좋은 이중 밀도 손잡이와 탄소섬유 재질의 상단. 이중 플릭락 시스템. 중량 536g, 길이 62.5cm(접었을 때). 가용 범위 68.5~140cm.


▲ 1 블랙다이아몬드 트레일 컴팩트 트레킹 폴. 2 블랙다이아몬드 컨투어 일립틱 카본. 3 코베아 다이나믹. 4 코베아 블루 스카이2. 5 라페스포츠 4 라이트 숏.

3 코베아 다이나믹
코베아에서 생산한 실용적인 디자인의 등산용 스틱. 품번 VK-I 807C. 중량 196g, 길이 60~130cm.


4 코베아 블루 스카이2
날렵한 디자인과 EVA 고탄력 스폰지와 코르크 소재를 사용하여 보다 쾌적한 그립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 3단에 내장된 스프링으로 산행시 충격 완화. 반영구적인 텅스텐 카바이드 초경촉을 사용. 중량 265g. 길이 56~130cm.


5 라페스포츠 4 라이트 숏
T형 4단 스틱으로 최장 길이가 100mm로 배낭에 수납이 가능한 제품.


6 라페스포츠 카본 3 트리플
I형 3단 스틱으로 최장 길이 135cm 제품. 카본으로 되어 있어 가볍다.


7 에이글 카본 스틱
등산용으로 사용하는 접이식 스틱. 색상 다크레드, 다크 그린, 네이비.


▲ 6 라페스포츠 카본 3 트리플. 7 에이글 카본 스틱. 8 레키 카본라이트 안티쇼크. 9 레키 카본라이트. 10 레키 툰드라.

8 레키 카본라이트 안티쇼크
초경량의 카본 재질 스틱. 안티쇼크 기능, 슈퍼락 시스템 적용. 손잡이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10도 꺾여 자연스럽다. 길이 65~135cm, 무게 200g.


9 레키 카본라이트
초경량의 카본 재질의 스틱. 안티쇼크 기능, 슈퍼락 시스템 적용. 다른 모델에 비해 접었을 때 길이가 짧다. 길이 61~135cm. 무게 190g.


10 레키 툰드라
4단 스틱으로 기존 모델보다 휴대 길이가 길어 수납이 쉽다. 안티쇼크 기능과 슈퍼락 시스템, 인체공학적 설계의 손잡이까지 겸비한 다기능 제품. 길이 52~120cm, 무게 250g. 재질 두랄루민.

 

11 페츨 샬레 컴팩트
카본 소재를 사용한 사계절 등산 및 해외 트레킹용 스틱. 길이 105~140cm, 105~125cm. 접었을 때 길이 71cm. 중량 213g


12 페츨 샬레 컴팩트 PLUS
사계절 등산 및 해외 트레킹용 스틱. 재료 Titanal 알루미늄 합금. 길이 105~140cm. 접었을 때 71cm. 중량 252g


13 투스카로라 위저드 스틱
4단 스틱으로 산행 및 트레킹에 적합한 디자인이 특징. 소재 두랄루민 7075, 특징 안티쇼크시스템. 길이 57~122cm


▲ 11 페츨 샬레 컴팩트. 12 페츨 샬레 컴팩트 PLUS. 13 투스카로라 위저드 스틱. 14 투스카로라 카오스 스틱. 15 에코로바 마나슬루카본 3단 스틱.

14 투스카로라 카오스 스틱
3단 스틱으로 산행 및 트레킹에 적합한 디자인이 특징. 소재 두랄루민 7075, 특징 안티쇼크시스템. 길이 68~132cm.


15 에코로바 마나슬루카본 3단 스틱
초경량 카본 3단 스틱(1자형), 품번 Z5RES637, 색상 GREY, 소재 CARBON FIBER 0.15T / DURALUMIN 7075, 길이 130cm.


16 에코로바 마카루 카본 4단 스틱
초경량 카본 4단 스틱(1자형). 품번 Z5RES636, 색상 RED, 소재 CARBON FIBER 0.15T/DURALUMIN 7075, 길이 130cm.


17 K2 3단 고무그립 스틱
스틱이 바위 틈에 끼이거나 낙엽이 끼는 것을 방지하는 바스켓 장착. 충격방지 기능 내장. 줄여준다. 손잡이를 고무로 만들어 그립감이 좋다. 품번 KMA07T08, 색상 SILVER, 길이 65~130cm. 6061알루미늄 소재.


▲ 16 에코로바 마카루 카본 4단 스틱. 17 K2 3단 고무그립 스틱. 18 네파 카메라 스틱 78-DC109. 19 네파 등산용 스틱. 20 휘잰 알타쿼타 스틱.

18 네파 카메라 스틱 78-DC109
상단 그립에 미니 나침반과 카메라 받침대 기능을 넣은 스틱. 바스켓, TIP 커버 포함. 품번 78-DC109. 색상 BLUE(800).


19 네파 등산용 스틱
안티쇼크 기능의 스틱. 바스켓(중, 소)과 TIP 커버 포함된 제품. 아노다이징 처리한 파이프 사용. 코르크 소재의 그립은 자동 조절 끈이 된다. 품번 78-DC113.


20 휘잰 알타쿼타 스틱
트레킹 전용 스틱. 두랄루민 7075재질로 만들어 강도가 강하며, 3단 직경을 18/16/14mm로 안정감을 높인 스틱. 특허출원된 잠금장치는 조작이 손쉽다. 안티쇼크 기능. 소재 두랄루민 7075. 길이 140cm.


21 휘잰 프로트렉 스틱
산악전용 스틱. 두랄루민 7075 재질로 만들어 강도가 강하며, 3단 직경을 18/16/14mm로 안정감을 높인 스틱. 특허출원된 잠금장치는 조작이 손쉽다. 안티쇼크 기능. 소재 두랄루민 7075, 사이즈 140cm.


22 밀레 시큐리티 스틱
두랄루민 TH72M을 사용한 제품. 기존의 티타늄보다 강도가 세고 가볍다는 게 가장 큰 특징. 스틱 파이프는 대나무 마디 구조로 적은 힘으로 돌려도 샤프트가 밀리지 않는다. 안티쇼크 스프링 쇼바, 길이 58~130Cm.


▲ 21 휘잰 프로트렉 스틱. 22 밀레 시큐리티 스틱. 23 마스터즈 칼루 수퍼 라이트. 24 컴퍼델 컴팩트 티타날.

23 마스터즈 칼루 수퍼 라이트
알루미늄과 카본을 혼용한 초경량 등산용 스틱. 180g의 깃털처럼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프로폼 그립과 카바이트 팁을 사용했다. 길이 61~135cm.


24 컴퍼델 컴팩트 티타날
확실하고 빠른 잠금장치인 듀오락 시스템이 자랑인 제품. 지면에서 받는 충격을 흡수하는 에어쇼크시스템을 채택한 모델도 있다. 초경량 합금 티타날 HF를 사용해 강도가 뛰어난 제품. 길이 60~125cm.


25 노스페이스 슬림 카본 3단 스틱
일자형 검정 헤드 EVA 손잡이 제품. 카본과 두랄루민을 사용한 초경량 스틱. 색상 블랙, 블루, 네이비, 핑크, 레드. 길이 59~130cm, 무게 195g, 품번 NFN92750.


26 스노우라인 알파인 스틱
알파인 등반에 적합하도록 바스켓, 오렌지 컬러의 상단, 카본을 기본으로 하단은 두랄루민 7001을 사용하여 내구성을 높인 제품. 길이 60~130cm, 무게 170g.


▲ 25 노스페이스 슬림 카본 3단 스틱. 26 스노우라인 알파인 스틱. 27 컬럼비아스포츠 캔우드 아일 폴. 28 코오롱스포츠 듀얼 포인트 스틱.

27 컬럼비아스포츠 캔우드 아일 폴
3단 두랄루민을 사용한 듀얼 스틱으로 탄성이 좋고 가벼운 스타일. 좌우 손잡이 그립이 구분되어 착용감이 좋고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에 무리가 덜 간다. 스틱 케이스가 포함되어 보관이 용이.


28 코오롱스포츠 듀얼 포인트 스틱
두 개의 버튼으로 조절하는 스토퍼 방식의 스틱. 기존 회전식 스토퍼의 문제점인 불량이 없다. TH72M의 신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견고하다. 유격을 최소화해 사용시 든든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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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취급과 관리 | 길이 조절장치에 습기·녹·기름때 끼지 않게 해야

등산용 스틱은 사용 전후 취급 여부에 따라 수명이 크게 좌우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해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얼마 쓰지 않아도 망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등산용 스틱은 길이 조절장치의 관리가 정비의 핵심이다. 쉽게 풀리지 않거나 길이가 고정이 되지 않는다면 스틱으로서 기능은 기대할 수 없다.


등산용 스틱은 보통 3단으로 제작되어 배낭에 휴대하기 편하게 되어 있다. 물론 수납시 길이를 줄이기 위해 4단으로 된 것도 있으나 조작 부위가 많아지면 강도가 떨어지고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단순한 제품이 아무래도 고장도 덜한 법이다.


파이프 내부 습기 제거 후 보관해야


등산용 스틱의 길이 조절장치는 의외로 간단한 구조다. 거의 대부분이 나사의 회전에 의한 쐐기가 파이프 속에 고정되는 형태다. 하지만 이 장치는 매우 예민하게 작동되는 부분이므로 항상 오염되지 않도록 깨끗이 관리해야 한다.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 소재는 부식방지 코팅이 되어 있지만 자주 사용하다 보면 코팅이 벗겨지고 부식될 수 있다. 특히 땀이나 산성비, 바닷물은 부식을 촉진한다. 사용 후에는 청소를 하고 잘 말려서 보관해야 한다.


▲ 1 스틱의 길이를 조절할 때는 폴에 표시된 한계선을 넘지 않는다. 2 스틱의 마디에 표시된 한계선 표시. 3 등산용 스틱은 사용 후 완전히 분리해 내부의 습기를 제거한 뒤 보관한다.

3단 스틱의 경우 두 개 마디의 고정부위를 풀어 스틱을 완전히 분리한다. 그런 다음 마른 천으로 폴을 닦아 오염을 제거한 뒤 완전히 건조시킨다. 특히 물속에 들어갔거나 비를 맞은 후 혹은 겨울이나 여름철 보관시 기온 차로 인한 결로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조건에서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앞서 소개한 순서대로 관리하도록 한다. 손질할 때 기름 성분이 들어간 물질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파이프에 기름이 조금이라도 묻으면 길이 조절장치가 고정되지 않아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쁜 환경에서 사용한 뒤 오랫동안 방치한 경우, 아예 스틱을 구성하는 파이프 내부가 부식해 서로 달라붙기도 한다. 마디가 빠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게 부식된 제품은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후 점검과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등산용 스틱은 제품의 수명과 기능의 최적화를 위해 1년에 1회 이상 마디 조임쇠를 점검하고 문제가 있으면 과감하게 교체하도록 한다. 휘어져서 들어가지 않는 등 문제가 생긴 마디만 따로 교체도 가능하다. 부속의 교체는 취급점을 통해서 접수할 수 있다.


초경량 제품은 강도 떨어질 수도 있어


최근 가벼운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 티타늄 합금과 카본 등을 소재로 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하다 보면 두랄루민 제품이 부러지거나 휘어짐에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은 조금 무겁더라도 파이프가 굵은 든든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손잡이는 I자형과 T자형으로 구분되는데 산행용으로는 I자형이 적합하다.


▲ 1 충격완화장치인 스프링은 항상 청결하게 관리해야 제 기능을 한다. 2 조임쇠 중앙의 나사가 부식되면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3 스틱의 잠금장치가 헛돌 경우 일단 마디를 분리한다. 4 잠금장치를 아래위로 끝까지 돌려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조치한다. 5 작동이 불량한 마디는 조임쇠가 약간 빡빡하게 될 정도로 조절한 뒤 결합하면 무난하게 작동한다.

스틱의 마디를 빼서 길이를 늘일 때에는 각각의 스톱 라인(보통 Stop Max 또는 Maximum이라고 적혀 있는 표시선)을 넘어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스틱은 구조상 옆에서 가해지는 충격에는 약한 편이라 항상 표시선보다 3~4cm 이하까지만 빼서 사용해야 파손을 방지할 수 있다.


스틱 끝에 끼우는 바스켓은 겨울철 눈이 쌓인 상황이 아니라도 항상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틱이 바위 틈에 깊이 끼어 부러지거나 보행자가 그 때문에 넘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낙엽이 쌓인 가을철에는 스틱에 나뭇잎이 수북하게 찍혀 거추장스러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스틱 끝에 붙어 있는 단단한 금속 소재의 스파이크는 평소에는 고무마개로 덮어서 혹시라도 생길지 모르는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사용할 때만 고무마개를 벗겨내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 1 스틱 끝의 금속 팁은 사용하지 않을 경우 고무마개를 씌워둔다. 2 산행 중에는 팁에 씌운 고무마개를 벗겨내고 사용한다. 3 다양한 굵기와 길이의 등산용 스틱. 자신에게 맞는 적정한 강도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4 등산용 스틱에 착용한 다양한 크기의 바스켓.

스틱이 부러졌을 때는 물론 휘어진 경우에도 무리해서 펼 생각을 하지 말고 구매처에 수선을 맡겨야 한다. 상태에 따라 원상태로 펴주거나 파손된 부분만 실비로 교체할 수 있다. 임시방편으로 휘어진 부분을 펴서 사용하는 경우, 강도가 떨어져 이 역시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산행을 마치고 손아귀 힘이 빠졌을 때 스틱의 연결부위를 돌리기가 힘겨울 때가 있다. 이럴 때 공구를 이용해 무리하게 풀다가는 스틱을 망가뜨리게 된다. 차라리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스틱을 단단히 잡고 반대로 돌리면 고정부위가 의외로 손쉽게 돌아간다.
 6.Q&A | 헛돌며 조여지지 않을 때는 이렇게 하라

잡는 법, 응급처치법, 길이 조절 요령 등 사용법의 여러 가지

등산용 스틱은 제각각 조금씩 다른 특징을 지닌 수많은 종류가 시판되고 있다. 또한 사용하다 보면 여러 의문점이 떠오르기도 한다. 등산용 스틱의 이모저모에 대해 오래도록 사용해본 경험자들의 경험담을 문답식으로 들어본다.


스틱 잡는 방법과 여러 가지 변형


등산용 스틱은 스키 스틱과 같이 반드시 손을 손목걸이(스트랩)의 아래에서 위로 밀어넣어 엄지와 검지에 웨빙이 놓이게 해 손바닥이 웨빙을 누르는 형태가 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립은 너무 꽉 잡지 않고 엄지와 검지 그리고 중지 정도만 가볍게 말아 잡도록 한다. 이렇게 했을 때 보행시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손목걸이를 손바닥과 손목으로 가볍게 누르듯 사용할 수 있으며 스틱을 이동시킬 때 편리하다.


다만 장시간 이렇게 잡으면 엄지손가락 뿌리 등 지속적으로 힘을 받는 부위가 아파 온다. 그러므로 가끔 그냥 손을 스트랩에 끼워 넣거나 스트랩의 한 가닥만을 그립과 함께 잡는 등의 변화를 주도록 한다.


심한 급경사면을 오를 때는 상단 손잡이 아래쪽 부분을 잡고 균형만 잡으며 오른다. 상단 손잡이 아래로 20cm 정도 손잡이와 같은 재질로 파이프를 감싸둔 것은 이와 같이 사용할 경우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 1 산행중 올바른 손목걸이 사용예. 2 손목걸이를 장시간 착용해 손이 아플때는 스트랩 한가닥만 잡는 등 변화를 준다. 3 가파른 경사면을 오를 때 상단 손잡이 아래 그립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4 급사면을 내려갈 때는 손잡이 윗부분을 손바닥으로 눌러 주듯 잡아 체중을 전달한다.

가파른 경사면(특히 설사면)을 가로질러 난 길을 갈 때는 스틱을 피켈처럼 활용한다. 즉 두 개의 스틱을 모아서 피켈처럼 쓰는 것이다.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흐른 경사면을 가로지른다고 가정할 경우, 하단 아래쪽을 왼손으로 모아 쥐고 스파이크로 허리 근처 정도의 사면에 찍는 한편 오른손으로는 상단 손잡이 근처를 쥐고 균형을 잡는다. 왼발에 이어 오른발을 내디딘 다음 스틱을 옮겨 찍고 다시 왼발, 오른발을 내딛기를 반복하며 전진한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내린 경사면의 경우는 위와 반대의 요령으로 한다.


스파이크 위에 고무로 된 덮개를 씌우면 바위와의 마찰력이 더 좋다?


고무로 된 덮개(Rubber Tip)는 노르딕 워킹 스틱에서 주로 사용되며 요철이 적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도로 또는 완만한 트레일에서 마찰력이 좋도록 고안되었다. 하지만 산악지형에서 이 팁을 끼고 걷는 것은 마찰력을 증가시키기보다 오히려 안정감을 감소시킨다. 스틱의 스파이크가 단단히 지면을 지지하고 있어야 안정성을 높이고 내리막길의 부하를 적절히 분산시킬 수 있다. 휴대·보관할 때 또는 완만한 등산로에서는 팁을 끼워 사용하더라도 요철이 많은 산악지형에서는 스파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등산용 스틱을 하나만 사용해도 좋다?


물론 안 쓰는 것보다는 좋을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스틱을 사용할 경우 단순한 지팡이로 전락할 수 있다. 또한 장시간 한쪽으로만 편중되게 힘을 사용하면 오히려 몸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키를 타는 데 스키 스틱이 하나라면 스틱을 지지하는 반대방향으로 몸이 회전하려 할 것이다. 그럴 경우 이를 막기 위해 허리와 다리에 많은 힘을 사용하게 된다. 골프, 펜싱, 양궁 등 한쪽으로 편향된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게 척추측만환자가 많은 것을 보면 편향적인 운동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알파인 스틱 두 개로 잘 걷는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용하려고 잡아 빼서 고정하려는데 헛돌며 고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응급처치를 해야 하나.


▲ 길이조절 잠금장치.

스틱의 결합부분은 대개 사진과 같은 구조다. a부분을 돌리면 b부분이 a에 의해 벌어지며 1단이나 2단의 내부 벽에 강하게 밀착돼 고정되도록 돼 있는 구조다. 스틱을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플라스틱인 b가 신축성을 잃고 가늘어진 상태가 되며 헛돌거나 해서 고정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일단 완전히 분리한다. b부분을 보면 대개 세 가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가닥을 하나씩 손으로 살짝 벌려준다. 그 다음, 조절장치를 손으로 돌려 위나 아래에 고정되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만든 다음 다시 끼워 돌리면 대개 잘 고정된다.


추운 날씨에는 플라스틱이 더욱 심하게 경화되어 이런 일이 잦다. 그러므로 겨울 산행을 위해 일단 밖으로 나서면 스틱 길이 조절부터 해두도록 한다.


내부에 물이 들어간 경우에는 고정쇠 중앙에 위치한 나사에 녹이 슬어 플라스틱 조절장치가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와이어 브러시로 녹을 제거한 뒤 사용하면 작동이 가능하다.


스틱의 길이 조절은 어느 부위에서 해야 하나?


과거 스틱의 길이 조절은 일단 제일 가느다란 하단(3단)을 최대 길이로 빼서 고정한 다음 중단(2단)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단을 깊이 넣으면 중단 파이프와 유격이 너무 생긴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제품에 따라 하단의 길이는 고정되도록 설계된 것도 있다. 그러나 요즈음 스틱들은 하단도 거의 같은 굵기로 끌다가 끝부분에서만 이쑤시개 끝부분 모양으로 좁아지게 만들었다. 그러므로 중단을 최대 길이로 빼서 고정한 다음 하단으로 길이 조절을 해도 무방하다. 하단보다는 중단이 더 굵어서 튼튼하므로 중단을 더 길게 빼서 쓰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스틱의 길이 조정은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단, 마디별 한계 길이는 넘지 않도록 한다.


스틱은 대개 하단이 가장 잘 부러진다. 지면의 바윗돌, 나무 둥치 등과 가장 많이 부대끼는 부분이 하단이기 때문이다. 대개 바위 틈에 끼인 것을 모르고 그냥 앞으로 나가다가 그만 부러지거나 휜다. 바위 지대에서 특히 주의해 사용토록 한다.


스틱의 길이는?


▲ 다양한 모양과 길이의 스틱.

틱의 중·하단에 보면 110, 115, 120 등의 숫자가 선과 더불어 씌어 있다. 이것은 스틱의 길이를 표시하는 것으로 대개 중단과 하단에 각각 130까지 표기돼 있다. 이는 중단과 하단 모두 130까지 뽑았을 때 손잡이 끝부터 스파이크 끝까지의 전체 길이가 130cm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중단을 130에 고정시키고 하단을 125까지 뺐다면 곧 전체 길이가 125cm라는 뜻이다.


어떤 스틱은 125cm까지만 확장 가능한 것이 있다. 이는 접어서 보관할 때 길이가 짧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키가 작은 사람은 120~125cm짜리를 쓰는 것도 좋다.


스틱 손잡이의 굵기는 어느 정도가 좋은가


손이 작은 사람은 특히 손잡이가 가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겨울에 두터운 장갑을 끼었을 때도 스틱을 원하는 지점에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찍을 수 있다.


요즈음 나오는 스틱의 스트랩 구조를 보면 세 가닥을 모두 손바닥 안에 넣고 잡아야 하는 구조다. 이런 것은 실제 손잡이가 더 굵어지게 하고, 손바닥과 스틱 손잡이의 밀착도를 현저히 떨어뜨려 정확한 사용이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손이 유난히 작은 사람은 스트랩을 중간 장식으로 조절하도록 한 것을 쓰는 것이 좋다. 또한 손으로 잡히는 스트랩 부분이 가능한 한 좁은 것이 좋다. 


스틱의 손잡이 중 앞으로 15도쯤 굽은 것이 있는데, 수직형과 어떻게 다른가.


스틱 손잡이가 앞으로 굽어진 것은 내리막에서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찍을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너무 굽어진 것은 스틱 전체에 수직으로 힘이 가해지지 않기 때문에 강한 힘을 가할 때는 활처럼 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므로 약 25도 이내의 각도로 조금만 굽혀진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손잡이가 굽은 형태의 스틱은 모델이 드문 편이다.


손잡이의 재질


맨질맨질한 플라스틱 그립은 물기가 묻었을 경우 너무 미끄러워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피한다. 코르크 제품이 그립감과 단열성능이 좋고, 탄성이 좀 있는 EVA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 적당하다.


4단 스틱은 어떤 용도인가?


4단 스틱은 짧게 줄일 수 있어 보관이 편한 장점이 있는 반면 연결 부분이 하나 더 많은 만큼 사용 중 쑥 들어가 버리는 위험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후자 쪽의 비중이 한결 높기에 대개는 3단 스틱을 쓴다.


장거리 여행 때 보관법


해외 트레킹을 갈 경우 스틱이 배낭이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지 않아 곤란할 때가 있는데, 3개의 단을 모두 분리하면 대개 해결된다. 1개 단의 길이는 보통 48~50c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