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진위' 논란이 여전하다. 검찰은 22일 "미네르바는 박대성씨(31) 1인"이라는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온·오프라인상에서는 아직도 미네르바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는 "검찰 운운하며 박대성이 맞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저 권위에 기대어 편하게 입장을 정리하고 싶기 때문일 뿐이지. 검찰이 미더워서라기보다는 이쪽이 편하거든"(ID '화니'), "진짜 미네르바의 안위야 걱정해야겠지만 어찌되었든 지금 언론에 드러난 박대성이란 자가 진짜가 아님은 명약관화한 것이니 제발 미디어의 장난에 이제 그만 장단 맞추기 바란다"(ID '커트와일드')라는 글이 올라왔다.
미네르바 진위 논란은 박씨가 검찰에 체포된 이달 초, 월간지 신동아 12월호에 기고한 사실이 없다는 박씨의 주장으로 증폭되기 시작했다. 이후 신동아는 19일 발간한 2월호에서 자신이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K씨의 인터뷰 기사를 실으며 또 다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검찰은 K씨의 존재에 대해서는 본격적으로 수사하지 않았으며 향수에도 수사계획이 없다고 밝혀 국민의 궁금증은 계속되고 있다. 결국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뒤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라고 믿는 국민이 25.6%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진짜 미네르바는 박씨가 아니다"라는 의견은 40.6%나 됐다(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파악한 미네르바와 신동아에 글을 기고한 미네르바는 동일 인물이고, 이번에 구속된 미네르바는 다른 사람으로 파악되고 있다"며"나이는 50대 초반에 증권사에 다녔고 또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에 기소된 박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면서 "신동아 보도와 상관없이 경제계 거물급 인사 출신인 진짜 미네르바가 존재한다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vs 신동아 K씨
신동아에 등장한 K씨의 주장은 여러모로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는 "박대성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이 모여서 구성한 일종의 경제클럽"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우리 멤버 중 현재 연락이 안 되는 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박대성씨를 시켜 글을 올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의문의 여지를 남겼다.
박씨가 IP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미네르바 그룹은 두 개의 IP를 공유했다면서 "박씨가 IP 주소를 조작하지 않았을까요?"라고 묻는다. 국내 금융권에서 투자재무컨설팅 일을 한다는 K씨는 '미네르바가 증권사 경력에 해외체류 경험이 있는 50대'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멤버 중에 지금은 연락이 두절된 사람을 지칭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K씨는 박씨가 검찰에서 45분만에 쓴 '2009 한국경제 실물경기 예측동향'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신동아에 '박대성씨가 체포된 이후 쓴 글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쓴 중국 경제 전망'이라는 글을 보내기도 했다. K씨는 "박씨가 쓴 글은 억측이고 과장"이라며 "본질적인 면을 놓친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글"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박씨의 구속기소 사유가 된 지난해 12월29일 글에 "내부 참고용으로 만들어놓은 걸 잡지사에 가져다가 팔아먹는 놈이 있지 않나. 들쑤시는 놈이 있지 않나. 에이그"라는 내용. '내부 참고용'라는 표현은 혼자 글을 작성했다는 박씨의 주장과 배치된다. 이에 대해 K씨는 한 발 더 나아가 " 글이 올라왔을 때 외국에 있었는데 황당했다"며 "신동아에 기고한 글은 '내부 참고용'이 아니라 사회에 우리 경제상황을 알려 경각심을 갖고 대비하라는 차원에서 쓴 것"이라고 응수했다.
검찰은 K씨에 대해 수사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논리는 간단했다. 우선 박씨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쓴 280여 편의 글을 직접 작성했다고 '자백'했으며, 누리꾼들이 미네르바의 IP를 보고 모아놓은 글 244편 가운데 238편(약97%)의 접속 IP가 박씨의 집 IP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검찰에서 한국경제 동향에 관한 글을 작성하면서 사용한 기호 및 숫자 표시방식이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을 예측한 글을 비롯한 상당수 글에서 나타난 기호와 일치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검찰은 박씨의 통화내역도 살펴봤지만 하루에 지인과 한두 통 정도의 통화를 했을 뿐, 공범이나 배후 인물에 대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K씨는 누구…논란 확산
월간조선은 최근 K씨의 정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3월호에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월간조선 측은 "신동아 2월호에서 자신이 미네르바라고 밝힌 K씨는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리지 않은 제3의 인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동아 보도로 증폭됐던 미네르바 진위 논란이 'K씨 진위' 논란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명예를 위해 짝퉁을 반드시 찾아 달라"고 요청한 박씨는 이제 법정에서 자신이 진짜 미네르바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박씨의 변호인인 박찬종 변호사는 "신동아가 미네르바를 자칭한 사람을 주류 미네르바로 보고 글을 받아썼거나 또 다른 의도를 갖고 착오에 의해 기사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네르바 진위 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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