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스크랩] 이팝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제봉산 2014. 5. 18. 21:23

 

 

 

이팝나무

 
이팝나무

오월의 화창한 날씨이다. 친구들과 헌충원에 갔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이팝나무 꽃이 환하다. 하긴 벚꽃 필 때는 동작동 헌충원이 온통 벚나무로만 보였었다. 올해는 봄꽃에 묻혀  황홀해하며 호강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피었던 우리산야의 야생화인 금낭화는 초팔일 무렵에 만개하면 사찰의 연등을 연상하게 된다.이런아름다운 꽃을 보는것만도 행복하다.
 

 
금낭화


이팝나무라는 이름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하나는 '이밥'이고, 다른 하나는 '입하(立夏)'이다. 전자는 꽃의 상징을, 후자는 개화기를 뜻한다. '이밥'은 이팝나무의 꽃을 조선왕조의 왕족이나 지배자들만이 주로 먹었던 쌀밥에 비유한 것이고, '입하'는 24절기 중 하나에 비유한 것으로 꽃 피는 시기가 '입하' 무렵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이 '입하'였으니 때는 얼추 맞는 셈이다. 이팝나무에 꽃이 피는 '입하'는시기적으로 서민들의 삶이 가장 힘든 '보릿고개'였다. ·배고픈 서민들의 눈에 그 흰 꽃이 쌀알로 보였을 것이다.
 

 
이팜나무


이팝나무는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에 자생하는 나무여서 눈에 띄지 않았던 듯싶다. 기후의 온난화로 식물이 자라는 지역도 바뀌면서 경기지역 까지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400여년을 자란 나무도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팝나무들은 주로 전라도, 경상남도 지역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순천 평중리를 비롯해 고창, 광양, 진안, 양산, 김해 등지에 천연기념물 이팝나무가 있다. 이곳 사람들은 이팝나무의 꽃을 보고 풍년일지 흉년일지를 점쳤다고 한다. 꽃이 많이 피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믿었고 꽃이 적게 피면 그해 흉년이 든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팝나무 꽃이 환하게 핀 것을 보니 아마 올해도 풍년이 들 모양이다.

 

 
이팝나무


지금 들에는 모내기가 시작되고 있다. 메말랐던 논에 물 잡아 놓고 논을 갈고 매만져 모를 심고 있다. 예전에는 모내기를 하기 위해 논에다 물을 대는 일이 큰일이었다. 기계로 모를 심을 때가 아니어서 모내기 시기가 몰려 있었다. 봄 가뭄이라도 들면 모내기 때맞추어 서로 물을 대려고 하기 때문에 종종 싸움이 일기도 했다.

낮에는 뻐꾸기 울고, 밤에는 모심은 논에서 개구리 울고, 이팝나무에 이어 아카시아 꽃 피고, 찔레꽃 피고, 산딸나무 꽃, 때죽나무 꽃까지 피어 온산, 온들 천지가 하얗게 꽃구름이 일고 있다. 그 달디 단 향기는 5월을 흠씬 적시며 흘러내리고 있다. 가장 예쁜 초록빛 잎에 햇살이 비치면 그 그늘에 숨은 하얀 꽃들이 눈부시게 빛난다.


아픔이 얼른 치유되어 모두가 환한 모습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팝나무꽃이 환한 이 계절에 조선 왕족들만 배불리 먹던 쌀밥을 우리가 배불리 먹게 되었다고 모두가 배부른 세상은 아니란 걸 알아야 한다. 배고파 굶주리는 이웃이 있는지도 둘러 보아야할 때이다. 북녘땅에  독재자는 이팝에 쇠괴기국을 먹게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공약이었으나  오히려 굼주림에 허덕이는 고난의 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조상들은 이팝나무도 있지만 조밥나무도 이름부쳐두었다. 배불리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의 우리먹거리에 대한 한이 서려있는 것 같다. 이렇게 먹거리가 흔해진것도 불과 2~30년부터가 아니든가? 흐드러지게 핀 이팝나무를 보며 .......
 

 

 
조밥나무
 

 
김 난영-꽃밭에서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설봉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