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쟁점.

2012년"지구 종말론'

제봉산 2009. 11. 20. 20:48

2012년 지구종말론

고대 마야인들이 역사 기록에 사용한 주기 중 394년을 뜻하는 박툰(baktun)이란 것이 있다. 이들이 사용한 달력은 기원전 3114년 8월을 시작으로 해서 13박툰이 지난 2012년 12월 21일을 마지막 날로 하고 있다.

영화 ‘2012’의 출발점은 여기다. 물론 마야인들에게도 이 날짜가 지구 최후의 날이라는 기록은 없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날 이후의 달력이 존재하지 않을 뿐이다.

최근 들어 수많은 ‘과학적 예측’들이 2012년 지구 종말설에 덧씌워졌다. 지축 이동(Pole Shift)이 일어나면서 기후의 변화와 지반의 붕괴가 이뤄진다는 설, 그리고 태양풍의 내습으로 지구상 생명체가 절멸한다는 설 등이다. 몇몇 TV 프로그램들이 관련 내용을 방송하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종말에 대한 공포가 퍼져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종말론은 수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해왔다. 가장 흔한 것은 특정 종단이나 교파에 의한 주장인데, 수시로 예언이 수포로 돌아가고 종말의 날짜가 계속 바뀌었지만 신도들의 믿음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도쿄 가스 테러 사건으로 유명한 옴 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종말을 예언했지만 모두 빗나갔다.

돌이켜 보면 예언을 시도한 사람들의 직업도 다양했다. 교황 이노켄티우스 3세는 이슬람교가 등장하고 666년이 지난 1284년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1658년을, 로그를 완성한 수학자 네이피어는 1688년 또는 1700년을 점찍었다. ‘베르누이의 정리’로 유명한 화학자 베르누이는 1719년 지구가 혜성과 충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2년의 예측도 다소 과학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일부 천문 관측자들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 등장하는 1999년 7월에 태양계의 모든 행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십자가 모양을 이루는 그랜드 크로스(Grand Cross) 현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지구 자기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실제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영화가 아무리 그럴싸해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2012’의 제작진이야말로 지구 멸망에 가장 관심이 없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이들이 영화 내용에 확신을 갖고 있었다면, 이 영화로 벌어들인 돈은 언제 쓸 생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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