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지리산둘레길, 백두대간. 이들의 공통점은 걷는 길이다. 모두 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한다. 내가 이 길들을 경험할 수 있었던 건, 그리고 여전히 이 길들이 내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건 축복이다.
제주올레는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07년 9월부터 성산읍 시흥리에서 대정읍 신도리를 지나 한경면 용수리까지, 그리고 우도를 포함해서 14개 코스, 약 240㎞를 개설하였고 지금도 길을 찾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사단법인 숲길’에서 ’08년 4월부터 전북 남원에서 경남 함양에 이르는 3개코스 약 30㎞를 개설하였고 2011년까지 300㎞를 개설할 계획이라 한다.
백두대간은 백두산(白頭山)의 ‘백’자와, 지리산의 다른 이름인 두류산(頭流山)의 ‘두’자를 따서 붙인 것이며, ‘큰 산줄기’를 의미한다. 도상거리는 약 1,615㎞이며, 지리산 ‘천왕봉’에서 설악산을 지나 ’향로봉’까지 남한구간은 680㎞로, 종주를 위해 실제 걸어야 할 거리는 약1,000여㎞이다.
제주올렛길은 개장 시부터 전 코스 완주하였다. 어떤 코스는 3~4회 이상 걸었다. 지리산 둘레길은 지난 5월초 1박2일의 일정으로 전 구간을 경험하였다. 추가로 개장되는 코스도 걷고 싶다. 백두대간은 ’07년 12월 1일부터 지리산을 시작으로 추풍령까지 도상거리 181㎞(실제거리 약 250㎞)를 6차(분기 1회)에 걸쳐 14일간 구간 종주하였으며, 앞으로 설악산까지 계속할 것이다.
이 길들은 각각의 특징이 있다. 나름대로 멋과 맛이 있다. 가슴을 설레게 한다. 백두대간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산길과 숲길이다. 지리산 둘레길은 산․숲길에 마을길도 지난다.
길의 특색과 다양성에 있어서는 제주올레가 으뜸일 것이다. 올렛길은 산.숲길(오름과 곶자왈)에 제주다운 돌담이 있는 마을길에다, 과수원길, 밭길도 있다. 그뿐인가, 바닷길, 해녀길, 낚시꾼길, 모래사장길, 빌렛길, 조약돌길과 기정(절벽)길….
그래서 올렛길이 빠른 시간 내에 걷기코스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를 잡고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대표적인 Slow 관광상품인 '걷는 길', 이른바 ‘트레일(Trail)' 만들기가 붐이다. 뉴질랜드의 밀포드 트랙,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고, 일본에서는 자연보도에 버금가는 길을 조성하려는 시도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가깝게는 사려니 숲길 등 ‘한라산 환상코스’를 비롯하여, 대청호 호반 숲길, 서산 내포문화 숲길, 울진 금강송 숲길, 신라 고승 원효길, 월출산 기도길 등 다양하다. 또한 서울, 경기, 전남, 전북, 강원 등에서도 제주올렛길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명상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걷는 길, 그 중에 으뜸은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올렛길’임을 확신한다. 지금 일상을 접고 배낭하나 둘러메고 걸어보면 헛말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