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곡

[스크랩] 황혼의 노래

제봉산 2013. 12. 6. 19:29

 

 

              며칠 남지않은 2011년 년말 공지 올립니다

     

    돌아보니...

    제 개인의 일로 인하여

    올 한해는 우리님들 곁에 자주 머물지 못했습니다

     

    년초에 이미 4개월이라는 긴 병원생활을 했고

    회복되는가 했던 퇴원후의 생활 또한 고르지 못한 건강으로 통원치료하러 서울대병원,동의의료원

    부산 백병원,센텀리더스병원 등 큰 병원마다 들락거리며

    결국 충주행을 결심하기까지..

    육체적인 통증보다는 정신의 타격이 견딜수 없으리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만

    은혜로,이제 곧 반듯한 걸음과 청량한 숨을 내쉬게 되었습니다

     

    황혼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문득 하며

    우리님들과의 시간이

    한 장의 사진처럼 이제 또다른 장르의 마지막을 향해 다가옵니다

     

    일출인지...일몰인지...

    떠 오르는 해 -가라앉는 해-

    그 어느것도 제게는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다시 돌아보아도..

    1980년 12월 수원시 팔달산 시민회관에 올렸던 "별의 눈동자"어린이 뮤지컬부터

    충주 능암리 충북방송국 야외무대에 올린 대전 혜생원 어린이 하프단 연주까지

    참으로 바삐 숨쉬며 달리고 또 달려왔습니다

     

    제게 있어 "어린이"란

    저를 살아 남게 해준 생명의 끈이었고

    제게 있어 "어린이"란

    긴 세월 속에 가려진 은밀한 눈물이었습니다

     

    "엄마~"

    "울지마!"

    "울면 나~쁜사람 댔짢아~~"

     

    제 생의 긴 필림이 한 순간에 끊어져 정지된채

    시간의 미이라가 되어버린 그 날..저는 여섯살 짜리 딸과 헤어지며 

    영영 위로하지도 못하고 그 목소리 쓰다듬는 말 한마디 못하고

    그 큰 눈동자에 눈물방울을 볼록렌즈 처럼 그렁그렁 달고도 기어이 흘리지 않으려

    악을 쓰며 소리지르며 저의 눈물을 야단치는 딸의 꾸중을 들었습니다만

    그 여섯살의 다섯배를 곱한 30여년을 "나쁜사람"되어 왔습니다

     

    그로부터 오늘까지 서른해가

    아이스크림처럼 녹으며 떠 오르고

    용광로에서 갖구워낸 붉은 공을 바다에 빠트리는 뜨거움으로 해를 건져올리고 빠트리고..반복했습니다

     

    오직 저의 어께에는 크로마하프 악기 하나 달랑 메어져있는 현실에 가려

    눈물 그렁그렁 하던 딸아이의 정지된 그림과 외침만이

    그리움으로 살아 남아

     

    압축기보법 악보를 한장씩 그렸고

    소외된 자에게 미소를 띄워 보냈고

    갇힌자에게 동병상련의 용기를 나누었고

    손톱이 닳도록

    그래도 삶이 아름답기만 하여라고

    서른여섯줄 현에게 사랑하노라 고백하며 튕겨 왔습니다

     

    그런데 벌써 2012년입니다

    낼 모레 벌써 낡은 달력을 뜯어 내어 버릴 날입니다

     

    사랑하는 우리님들

    그동안 많이도 속앓이 하셨음을 압니다

     

    저로 인한 근심 걱정을 넘어

    소식없이 증발하는 때마다

    분노가 충천했을것이 뻔합니다

     

    돌아와 앉는 저의 자리에는

    깊은 사죄의 바늘 방석이 마련되어 있다 할지라도

    저는 이자리에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지만

    이제는 크로마하프를 어께에서 내려놓고 싶습니다

     

    저를 너무나 깊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제자들과 함께

    조그만 국수집 목노에 앉아 멸치 다신물에 미나리 썰어 넣은 양념장 한술 넣어

    훌훌 들이마시고 죽고 싶습니다

     

    아무도 흉내낼수 없는 격동의

    풍운의 삶을 살아오면서 크로마하프 소리만으로도

    그저 웃었지만

    그저 주었지만

    그리고 더 주고싶었지만

     

    이제

    저는 크로마하프를 제 어께에서 내려놓고

    쉬고 싶습니다

     

    언젠가 2012년 햇살 따뜻한 날에 제가 생각나거덜랑

    제게 전화 한통 주십시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든

    살아 숨쉬는 순간마다 그대의 전화 한통화에 그리움을 말아

    그대를 사랑하노라는 쪽지 한켠에 서명날인하여 바람의 손에 부쳐드리리다

                                      2011년 12월 27일                 유유

 

 

 

 

 

 

황혼의 노래

 

 

 

김노현 작시, 작곡 (A Song of Twilight Years)

노래 : Ten. 박세원

서울 아카데미 심포니 관현악단

 

 


아지랑이 하늘거리고 진달래가 반기는 언덕

깨어진 꿈 추억을 안고 오늘 나는 찾았네
내 사랑아 그리운 너 종달새에 노래 싣고서
그대여 황혼의 노래 나는 너를 잊지 못하리
마음 깊이 새겨진 사랑이 아롱지네

 

맑은 시내 봄 꿈을 안고 어린 싹은 눈을 비빌때
그 옛날에 아른한 모습 내 맘에 새겨진다
내 사랑아 그리운 너 종달새에 노래 싣고서
그대여 황혼의 노래  나는 너를 잊지 못하리
마음 깊이 새겨진 사랑이 아롱지네

 

 

Sop 문은희

테너 박인수

 

 

출처 : 새
글쓴이 : NABISAE-나비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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