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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 인생 내 지게에 지고

제봉산 2013. 8. 2. 19:31

 

 


내 인생 내 지게에 지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이다.
세상사 먹고사는 일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
하루 온종일 동동거리기 일쑤이고
동분서주(東奔西走) 동동거린 시간만큼
돈이 벌리지도 않아 늘 쪼들리며
사는 삶이 평범한 우리들의 삶이다.

그렇게 소용돌이치며 흘러가는 세월 속에
우리들의 삶의 애환이 구석구석에 배어있다.
긴 ~ 세월 보내고 문득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이미 낡을 대로 낡아 주름투성이가 되었고
을씨년스럽게도 이곳저곳에서
흰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있다.

그래서 문득 먼 하늘 쳐다보노라면,
지난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왠지 모를 아득함에 몸을 떨기도 하는 세상이다.
사느라, 잊고 살았던 어릴 적 친구들이
어느 날 갑자기 문득 보고 싶어질 때는
이미나이가 먹을만큼 먹었다는 징조가 아닐까?

그래서 동아리니, 동창회니 하는 이름으로
그 시절의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코흘리개 친구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텅 빈 가슴속 한가운데를
따뜻하게 덥혀주기에 충분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자신의 삶은 자신의 지게에 지고 간다고 한다.
나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가는 여정(旅程)에
소중했던 그 시절이 종종 그리워진다.
이제는 모두가 뒤틀리고 찌그러진
하회탈 같은 모습으로 변했지만,
하회탈의 넉넉하고 잔잔한 웃음을 보라.


인생의 연륜이 촉촉이 배어있는
그 시절 그 친구의 모습을 마주보고 있노라면
마치 거울속에 자신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 된 듯하여
마음속은 아리지만,
그게 현실일 수 밖에 없질 않던가!
그러니 친구의 모습에서 자신의 세월을 반추해 본다.

세상 잘난 사람도, 특별히 못한 사람도,
흘러간 세월 앞에선 아무 의미도 없다.
나름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왔기에
따뜻하고 은근한 미소가 아름다운 황혼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현실이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황혼의 향기(香氣)!
그것은 황혼이 되어본 사람만이 뿜어낼수 있는
아름다운 인간의 향기이다.
그립다 말만 하지 말고 서로 연락도 하고,
때로는 만나서 쓰디쓴 소주 한 잔에
추억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는지?

좋은글에서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설봉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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