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북한!화폐계획의 후유증은..

제봉산 2010. 1. 6. 21:49

월급 100배 뛰자 물가도 따라 폭등

北 '100대1' 화폐개혁 그 후…
쌀 1㎏ 30원→1000원, 1달러 75원→400원…
신·구화폐 가치 비슷해져 "인민 재산 99% 빼앗은 셈"

북한 화폐개혁에 따른 새 화폐.
북한당국은 지난 연말 국가권력기관을 중심으로 새 화폐로 월급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체제수호의 제1선에 서 있는 국가보위부와 인민보안성, 군인들에게 평균 월급 3000원에 보너스 형태로 3000원을 추가해 6000원을 지급했다. 이들이 옛 화폐로 받던 월급도 3000원가량이었다. 새 화폐는 구화폐의 100배 가치이므로 월급이 갑자기 100배 오른 셈이다.

작년 150일 전투 등으로 뙈기밭 농사를 전혀 짓지 못해 살길이 막막했던 집단농장의 농민들에게도 돈 살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경을 넘은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전역의 협동농장에서 연말 분배 결산 형태로 새 화폐 기준으로 가구당 10만원 이상의 돈을 풀었다고 한다. 이들이 과거 화폐로 벌어들이던 연소득도 10만원 정도였다. 이들의 소득 역시 100배가 된 셈이다.

계획경제의 파탄으로 대부분 가동중단돼 아무런 실적도 없는 국영기업의 근로자들에게도 1000~2000원의 돈을 월급형태로 나눠줬다고 한다.

모든 사람의 소득이 일제히 100배씩 뛰어 '부자'가 되니 너도나도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재중동포는 "국가가 지난 1일 시장 상인들로부터 무상몰수한 물건들을 백화점에 쌓아 놓고, 새 화폐기준에 따라 가격이 100분의 1로 조정된 가격에 팔았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들어 물건이 바로 동나 버렸다"고 전했다.

북한이 화폐개혁 이후 월급을 지난 연말부터 새 화폐로 지급하는 가운데, 김정일 국 방위원장이 황해남도 재령광산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이 사진을 보도 하면서 구체적인 시찰일자는 밝히지 않았으나 새해 첫 공개활동의 일환이라고 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그러나 모든 사람의 소득이 100배로 뛴 상태에서 물건값이 그대로 있을 리 없다. 시장 상인들이 새 화폐의 실제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물건을 사재기하면서 하루하루 물가가 폭등하는 상황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화폐개혁 직후 쌀 1kg 가격은 30원 수준이었지만 이미 300원을 넘어 100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달러 가치도 화폐개혁 직후 1달러에 75원으로 첫 거래됐지만 작년 12월 말 400원대를 돌파했다. 구화폐 기준이었던 3000원대로 올라서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북한 당국은 기존 화폐 100원당 새 화폐 1원씩을 바꿔줬지만, 실제 가치는 조만간 1대1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 주민이 옛날 화폐로 벌어들인 100원 중 99원씩을 빼앗은 결과가 되는 셈이다. 자신이 시장에서 어렵게 모은 재산 거의를 강탈당한 사실을 깨닫게 된 상인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한 고위탈북자는 "북한의 이번 화폐개혁은 지난 92년도 화폐교환보다 더 잔인한 행위로 인민들이 가지고 있던 99%의 돈을 국가가 무상몰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화폐개혁 이후 완전히 마비된 시장은 더 얼어붙고 있다. 12월부터 평양시를 중심으로 배급을 주고 있지만, 그것도 한두 달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을 주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시장 마비로 도시주민들의 생활고는 극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