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환경.

경춘고속도로개통결과?

제봉산 2009. 12. 11. 19:31

경춘고속도로 개통 3개월 "길이 뚫린 뒤 일상이 변했다"

시간은 수도권과 대등… 경춘전철 개통되면 완벽

15일로 경춘고속도로가 개통 3개월을 맞았다. 춘천은 서울에서의 '마음 편한' 출퇴근권 도시가 되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한 시외버스 이용객도 크게 늘고 있다. 내년 말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춘천에선 '비수도권'이란 구호가 사라질 전망이다.

◆사라진 기러기 아빠

서울 강남권에 사는 이모씨(49).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국내파 기러기 아빠'다. 직장이 춘천에 있지만 아직 어린 자녀들은 교육문제상 서울에 산다. 춘천 부임 초기에는 무리를 해가며 서울과 춘천을 오갔지만 만만치 않았다. 우선 교통비가 그랬다. 운행시간은 주중 2시간 이상, 주말이면 4시간을 각오해야 했다.

이제 세상이 변했다. 경춘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시간은 1시간 이내(동서울터미널~춘천IC)다. 요금도 춘천시외버스터미널~강남 구간이 9400원에서 7100원으로 푹 떨어졌다. 국내파 기러기 아빠는 이제 춘천에서 저녁 약속이 없으면 늦지 않게 매일 매일 귀가하는 모범생 아빠가 됐다.

고속도로가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당초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겠다던 홍천의 하이트맥주 트럭이 고속도로에서 곧잘 모습을 보인다. 다소의 위화감을 조성하지만 강남의 외국 승용차가 춘천에 출몰하고 있다. 유일한 휴게소인 가평휴게소는 풀무원이 운영하기 때문인지 음식맛이 범상치 않다.

무엇보다 사람들로부터 '멋지지만 머나먼 춘천'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을 단축시켰다. 3개월이 이뤄낸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경춘고속도로가 예상 이상의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사진은 3개월 전의 고속도로 개통식 모습.
◆'역기능' 대비해야

강원도에 따르면 경춘고속도로 개통 두달간 춘천~서울 간 시외버스 이용객은 하루 평균 3500명으로 25% 증가했다. 특히 춘천~동서울 간 무정차 시외버스 승객이 늘어났다. 경기도 가평과 청평 등을 찾는 관광객보다는 수도권 출퇴근 직장인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춘천~동서울 간 시외버스(무정차) 이동시간은 1시간40분에서 1시간5분으로 단축됐다. 요금도 8500원에서 6000원으로 인하됐다. 춘천~동서울 간 이용객이 늘면서 버스 운행횟수도 하루 69회(편도)에서 90회로 증편됐다. 이용편의 향상은 다시 이용자 증가로 연결될 전망이다.

내년 말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고 2011년 말에는 용산역에서도 춘천행 열차가 떠난다. '출퇴근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시 춘천역~신상봉역 간 거리는 1시간8분대다. 용산발 춘천행 열차에 시속 180㎞의 좌석형 급행전동차가 투입되면 이동시간은 40분대로 단축된다.

춘천~용산역을 이용한 서울 중심지와의 출퇴근 시간은 인천역 및 수원역 등 수도권 도시에서의 출퇴근 시간과 큰 차이가 없다. 경치는 춘천쪽이 훨씬 낫다.

다만 교통망 개선이 갖는 부정적 효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노승만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속도로와 전철 개통 등에 따른 대도시와의 이동시간 단축은 순기능도 있지만 지역의 상권붕괴 등 역기능도 가져올 수 있다"며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역기능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