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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여성들만의 문자, 뉘슈(女書)가 있다.
중국 후난성 장용현에서 유래되어 장화, 광시 지역 여성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전해져 온 뉘슈는
역사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든 독특한 문화 현상이다.
뉘슈의 발생은 중국의 가부장적 문화와 관련이 깊다.
과거 중국 여성들은 글을 배우거나 쓰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남성 몰래 자신들만의 비밀 통신수단으로 뉘슈를 발명한 것.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뉘슈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기 때문에, 남성들은 글자라는 것은 전혀 모른 채
일반적인 문양 정도로만 여겼고, 그 덕분에 뉘슈는 남성들에게 들키지 않고 수백 년을 이어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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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슈의 역사
뉘슈에 대한 기록은 태평천국시대부터 나타나나, 뉘슈의 정확한 기원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뉘슈 유물이 처음 발견된 청나라 초기를 뉘슈의 기원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국의 문자가 통일된 진시황 시대부터 쓰였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뉘슈에 보이는 갑골문과 금문의 특징으로 미루어 상대 고문자의 변형으로 보기도 한다.
일부는 뉘슈의 기원을 갑골문보다 3000년 앞선 도문에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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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슈가 쓰였던 장용지역 민간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도 상당히 다양하다.
1. 요희기원설
요희는 중국 신화전설 속의 인물로, 인간세상을 구경하다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지상에 정착한 서왕모의 막내딸로 전해진다.
요희는 아름답고 총명해 서왕모의 사랑을 받지만 천상의 생활에 싫증을 느낀다.
그러다 우연히 인간세상을 내려다보고 그 아름다움에 매료된 요희는 몰래 궁을 빠져나와 인간세계의 한 아름다운 마을로 내려가는데 그곳이 바로 보미촌이다.
인간의 언어와 천상의 언어가 달라 요희는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요희를 환대했고, 특히 여자들은 요희를 매우 극진히 대했다.
보미촌의 여자들은 모두 자수와 바느질에 능해 그들이 만든 수와 의복은 천상의 그것보다 아름다울 정도였다.
요희는 여성들의 재능에 깊이 탄복하지만, 단 하나 글자를 모른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여겼다.
요희는 천상의 ‘천서’를 가져와 형태를 간단하게 변형시키고, 자수와 결합시켜 인간의 언어로 읊어 여자들에게 가르쳤다.
그 결과 여자들이 모두 이 글자를 읽고 쓰게 되었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이 때부터 천상의 언어가 여자들만의 언어로 전파되어 뉘슈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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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호옥수 기원설
송대에 호옥수(또는 호수영)라는 재주 많고 아름다운 규수가 있었다.
그는 입궁하여 황제의 후궁이 되나, 황제의 관심을 받지 못해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그는 집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싶었으나, 내시들에게 발각될까봐 함부로 서신을 쓸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묘안이 떠오른 그는 여공(자수, 길쌈 등 여성들의 전통 수공예를 통칭하는 말) 도안을 토대로
남들이 모르도록 비밀문자를 만들어 내 손수건에 편지를 써 보내게 되는데 이것이 뉘슈의 기원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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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교기원설
옛날 반교라는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는데, 세 살 때부터 노래를 부르고 일곱 살 때부터 수를 놓을 정도로 재주가 출중했다.
관부에 의해 타지로 끌려간 반교는 여공 도안을 토대로 비밀 문자를 만들어 가족들에게 몰래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키우던 강아지의 몸에 묶어 고향으로 보낸다.
그의 편지를 받은 고향 친구는 오랜 시간 끝에 편지를 해독해 내 뜻을 전할 수 있었는데,
이로부터 반교가 만든 문자가 전해진 것이 뉘슈이다.
민간에서는 이처럼 뉘슈에 대한 다양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뉘슈가 여성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여성들의 심정을 반영하는 문자라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뉘슈가 대부분 여성들의 생활과 밀접한 물건 위에 쓰여졌으며, 주인이 죽으면서 그 물건들도 함께 묻거나 태워버렸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3대 이상 혹은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는 뉘슈 작품을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뉘슈가 정확히 언제 만들어졌는지, 갑골문과는 어떤 관계인지 등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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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슈의 특징
일반적인 문자와 달리, 뉘슈의 자형은 비스듬한 마름모꼴이며, 마치 그림이나 문양처럼 형태가 매우 수려하고 세밀하다.
발음은 현지의 사투리를 따른다.
또 하나의 특징은 뉘슈가 한자와는 달리 표음문자라는 점.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음을 나타낸다.
뉘슈의 형태가 한자를 참고하긴 했지만 두 문자 사이에 필연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다고 한다.
또한 뉘슈는 문자일 뿐 아니라 동시에 천이나 의복의 문양으로도 사용되어 한자와는 달리 곡선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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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형식과 내용
과거 재주있는 여성들은 남자들 모르게 부채, 손수건 등에 뉘슈를 쓰거나 수놓아 자신의 생각을 토로하고 의사소통했다.
현재까지 수집된 뉘슈 작품은 대부분이 종이, 책, 부채, 손수건 등에 남아있다.
뉘슈는 그 밖에도 서예 뿐 아니라 석조, 목조, 엽서, 가방 등 다양한 형태로 기록되었다.
뉘슈는 문자인 동시에 수공예품의 문양으로, 문자의 형태 자체가 아름다워 작품으로서 독특한 예술적 가치를 가진다.
뉘슈 작품에는 결혼생활, 가정생활 등 당시 여성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내용이 많다.
연모의 정, 마을에서 일어난 일화, 수수께끼를 기록한 작품도 있다.
뉘슈 작품 속에는 당시 여성들의 애환과 희로애락이 생생히 담겨있다.
그 밖에 기록과 통신, 친교 등의 수단으로 활용되었으며, 형식적으로는 7자 운문이 많다.
부녀자들은 명절 때마다 모여 앉아 뉘슈 작품을 읊곤 했다. 정해진 교재도, 학교도, 스승도 없었지만, 할머니, 어머니, 딸을 거쳐가며 전통처럼 이어져 온 것이다.
뉘슈 작품의 주인공들은 개성과 주관이 뚜렷한 여성으로서 남성우월사회의 질서에 암암리에 저항했으며,
남자들이 좇았던 부귀영화와 출세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뉘슈의 보존
근대 이후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으로 뉘슈의 필요성이 감소하면서, 뉘슈를 배운 여성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소수의 몇몇 할머니들만이 뉘슈의 전통을 이어오다가,
1980년대 뉘슈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독특한 문화유산으로서 정부가 보호운동을 벌이는 한편,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뉘슈의 마지막 계승자였던 양환이 할머니는 2004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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