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스크랩] 한오백년 / 슬기둥

제봉산 2008. 11. 18. 13:26


 

 

밑줄

 

/임영석

 

 

혹시나 잊어버려
기억 할 수 없을 가봐
살면서 아름답고
슬픈 날 밑에다가
붉은색 밑줄을 친다
잊어버리지 말자고.

그 밑줄이 다 지나가면
한 해가 다 지나간다
웃었던 날 울었던 날
밑줄 속에 다 감추고
사랑한 사람 가슴에
밑줄(線) 하나를 더 그어본다

날마다 그 밑줄 속에
그리움도 담아 두고
별빛 같은 정(精)을 담아
끝없이 기다리면
밑줄 친 그 날들 지나
한 세월이 다 간다

 

 

 

 


 

세월아 네월아 오고 가지 말어라

이팔청춘 이내 몸이 백발 되기 원통 타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구

 한 오백년 살자는 데 웬 성화요

 

날 버리고 가려거든 정 마저 가려마

몸은 가고 정만 남아 애간장 끓누나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구

한 오백년 살자는 데 웬 성화요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 설워마라

명년삼월 봄이오면 다시 또 피지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구

한 오백년 살자는 데 웬 성화요

 

눈이 오려나 비가 오려나 억수 장마 지려나

온 서산 검은 구름이 다 모여드네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구

한 오백년 살자는 데 웬 성화요


 

 

 
 
  

 

출처 : 하늘연못
글쓴이 : 시인과수필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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