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백록 김용군
어제 오랜 가뭄을 한꺼번에 해갈이라도 시키려는듯 힘찬 빗줄기가 그동안 타들어 가던 대지를 축축히 적시고 농사일로 근심에 밤잠을 설치던 농심을 안도하게 해주고 있어 무척 반가웠는데
한편으로는 식물원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지역을 답사하는 날인데 계속 비가 내리면 지장을 초래할 것 같아 걱정도 했지만 5월19일 새벽의 여명이 나의 걱정은 기우라는듯 환하게 밝아왔다. 이러한 기분이 바로 비 개인 후 맑음 그대로 인가보다.
대전에서 태안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 천리포수목원이 있는 곳으로 달리는 국도변 차창밖으로 전개되는 경지정리가 잘 된 논에는 모내기를 대비해서 논마다 가득 물로 채워져 있다. 지난 겨울 이 길을 서해안 기름 방제 자원봉사 가느라 3회에 걸쳐 오갔던 추억이 살포시 떠오른다. 그 때는 하얀 눈들이 덮힌 설경의 모습이 아름다웠었는데 지금은 온통 진한 녹색의 녹음으로 바뀌어 있다. 자연이 그려내는 그림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3시간이 조금 지나 도착한 천리포수목원
천리포 해수욕장이 빼어난 자태를 뽐내는 옆으로 수목원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식물의 낙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미국인인 Carl Ferris Miller(1921,12,24~2002,4,8)는 해방되던 해인 1945년에 24살의 젊은 나이에 미해군 통역장교로 한국에 파견되어 와서 한국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1979년 한국으로 귀하하여 민병갈이라는 한국인으로 살면서 618,397평방미터(187,065평)의 수목원을 조성하며 관리하며 살다 81세로 타계하였다.
2000년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계12 번째, 아시아 최초로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정받는 영광을 얻게되며 15,000여종의 식물들이 자생하거나 식재되고 있으며그 중 감탕나무속 약 500종류, 동백나무 약 400종류, 단풍나무 약 300종류 그리고 무궁화 약 250종류가 관리되고 있다. 이곳에 모든 식물들은 데이타베이스화하여 관리되고 있어 학계와 일반인들에게 연구와 실험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아름다운 천리포 해수욕장 백사장의 해안선을 따라 능선이 전개되고 작은 무인도 낭새섬이 손을 뻗으면 닿을듯 푸른 풀과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낭만의 해안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진한 향과 함께 탐방객을 매료시키니 에덴동산이 자꾸만 연상되는 곳.
세계의 특이한 식물들도 독특한 자태를 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설립자처럼 외래식물들도 한국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완전 적응을 마쳤는가 보다.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어 천리포 이곳에 처음으로 수목원을 만들면서 그의 피땀과 정성 그리고 그의 전재산의 투입,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 대한 지극한 애정의 결실을 지금 우리는 경외로운 시선으로 벽안의 한국인 민병갈님의 흔적을 가슴에 담는다.
혼탁한 도심 속 생활에서 더렵혀진 우리들의 육체를 씻어내고 천리포 해변의 해송을 간지럽히는 훈풍을 맞으며 복잡한 삶을 반추해보고 정리하는데 있어 안성마춤인 낙원이 아닐까.
2008,5,23.
'풍경.자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우포늪 (0) | 2008.10.03 |
---|---|
[스크랩] 우포늪의 ~~ (0) | 2008.10.03 |
[스크랩] 숨겨진 파라다이스(Paradise) 1- 천리포 수목원에 들어가다! (0) | 2008.10.03 |
[스크랩] 천리포수목원 (0) | 2008.10.03 |
대관령 양떼ㅐ목장을... (0) | 2008.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