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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벚꽃에 얽힌 이야기

제봉산 2018. 4. 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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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에 얽힌 이야기

 

 
진해 벚꽃 군항제

 

 
여의도 벚꽃 축제

 

 

 
양재천 벚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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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톤 디시 벚꽃

 


과천 대공원 벚꽃

 


쌍계사 10리길 벚꽃

 

지난주에는 전국에 만개했던 벚꽃도 주말 봄비에 하염없이 졌다.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에 유명한 벚꽃길이 수없이 많어졌다.  ,남산 , 여의도 윤중로,  하동쌍계사 벚꽃길, 진해여좌동의 군항제 벛꽃, 양재천과 탄천 벚꽃길등 혜릴 수 없이많다. 한때는 일본꽃이라고 모두베어 버리자는 순진한 애국주의주장도 있었다.

2014년 2월 20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 60대 노인이 전기톱으로 벚나무 6그루를 베어내었다가 경찰에 의해서 불구속 입건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 노인은 실제로 일본의 국화인 벚꽃을  배경으로 축제 따위나 여는 모습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다, 독도 망언이나 우경화를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일본의 상징인 벚나무를 모조리 베어내고 그 자리에 무궁화를 심으려 하였다고 경찰서 진술에서 밝혔다.

제주산 우리 왕벚꽃나무 두구루를 제주 관음사 경내에서 보존하고 있었는데 일본꽃으로 잘못안  사람이 그중 한그루를 2013년  농약을 처서 고사시킨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4월의 개화철만 되면 왕벚꽃나무의 원조가 한국제주냐? 일본 열도냐는 논쟁이 심심찮게 이러난다

우리의 진해군항제와 비슷한 시기에 세계 외교 1번지인 미국 워싱턴DC에서도 벚꽃 축제가 열린다. 포토맥 강변을 따라 만개한 벚꽃을 즐기기 위해 전 세계에서 100만 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이곳 벚꽃 거리는 1912년 미국과 일본 우호의 상징으로 당시 도쿄시장이던 오자키 유키오가 3,000여 그루의 벚나무를 기증하면서 조성됐다. 매년 열리는 축제에는 일본 문화 행사가 열리는 등 일본을 홍보하는 거대한 문화 상품이 되었다.

 

일본의 벚나무 기증은 일제(日帝)의 조선 강점 도화선이 된 미·일 간 '가쓰라-태프트 협약' 이후 양국이 가까워진 것을 계기로 이루어졌다. 워싱턴 벚꽃 축제의 이면에는 이 협약을 통해 한국의 보호권을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고, 벚꽃을 미·일 친선 외교에 이용한 두 얼굴의 일본이 숨어 있는 것이다.

 

당초 이곳의 벚꽃은 일본이 주산지로 알려져 '요시노쇼메이 체리 트리(Yoshino Cherry Tree)'라고 불렸는데, 사실은 한국이 원산지라는 것을 알린 이가 이승만이다. 사연은 이렇다.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하자 미국에서는 벚나무들을 베어버리자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미국에 망명 중인 이승만은 자신이 설립한 한미협회를 통해 미국 정부에 "저 재패니스 체리의 원산지는 한국의 제주도이다, 삼국시대에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니 이름을 코리안 체리(Korean Cherry)로 불러달라"고 요청하고 벌목을 막았다. 미 의회도서관에서 일본 백과사전을 뒤져 일본의 왕벚꽃이 한국에서 전래되었다는 내용을 찾아내 미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미 정부는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승만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산지노란을 요약하면 인도, 히말라야, 한국, 중국, 일본 등등. 여러 나라가 원산지주장을 한다 한두 군데가 아니다. 최근에는 중국도 끼어들었다  원산지가 히말라야산 이라고 하니깐 그러나 티벳에는 벚나무가 없다. 네팔 남쪽을 말하는것인데도...

 

벚나무 중 왕벚나무로 번역되는 소메이요시노(ソメイヨシノ)는 원산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제주벚나무가 재배종 왕벚나무(Prunus yedoensis)라는 것인데 결론적으로 제주벚나무가 재배종 왕벚나무와 동일종은 아니다. 다만 제주벚나무가 재배종 왕벚나무의 교잡원종 중 하나인지는 논쟁 중에 있다.

 

재배종 왕벚나무 소메이요시노(ソメイヨシノ)는 1901년 마츠무라 진조에 의해 Prunus  yadoensis Matsumura 학명이 붙여 진다. 한편 1908년 프랑스인 타케(Emile Taquet) 신부가 제주도에서 제주벚나무 표본을 채집하여 1912년 독일 베를린 대학 교수 쾨네가 제주벚나무(Prunus yedoensis var. nudiflora Koehne)를 분류했다.

 

이후 1933년 일본식물학자 고이즈미 겐이치(小泉源一)는 재배종 왕벚나무인 소메이요시노가 제주도에서 기원했다는 논문을 발표한다. 왕벚나무의 한국 원산지 설의 시발점이자 한 때는 정설이었다. 이후 재배종 왕벚나무의 기원에 대하여 인위 교배설, 일본의 자연 잡종설, 한국 제주도 기원설이 제기 되었으며 일본내 야생 집단이 없어 자연 잡종설은 부정되고 주류 학설은 인위 교배설이고 한국 제주도 기원설이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1990년대 이후 과거의 형태학적인 분류만이 아닌 DNA 분석과 같은 유전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1995년 일본 학자들의 연구에서 재배종 왕벚나무(소메이요시노)가 올벚나무(Prunus pendula)와 일본 이즈반도에 고유한 자생종인 오오시마벚나무(Prunus lannesiana)의 교배종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후 두 수종의 인위적 교배, 엽록체 유전자, 그리고 핵내 유전자인  염기서열 분석 결과에서 뒷받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한국의 엽록체 DNA 분석을 통해 제주벚나무와 재배종 왕벚나무(소메이요시노)가 별개의 종이라는 연구가 발표 되었다.

 

논쟁의 희생물이 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창경궁이다. 한 때 일제에 의해 창경원으로 격하된 역사가 있는 만큼, 궁궐로 복원하게 되었을 때 반일 성향 인물들은 왕 벚꽃은 일본의 꽃이고 벚나무는 일본의 나무이니만큼 다 베어서 없애버려야 한다는 주장과 그냥 나무일 뿐인데 그냥 놔두자라는 주장이 맞서기도 했으나 결국 정부가 전자를 받아들여 일본산 벚나무를 거의 모두 벌목했다. 일부는 지금의 여의도 윤중로로 옮겨 심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1980년도부터 시작된 '창경궁 복원 공사'에서는 대부분의 벚나무를 소나무나 단풍나무 등으로 교체했다고 한다.

 

진해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소메이요시노가 심어져 있던 곳으로 광복 이후 벚나무를 거의 베어냈다가 자생지가 제주도라는 말이 나오자 우리나라 자생종인 벚나무를 다시 심어 벚꽃의 고장으로 꾸미기로 하여놓곤 정작 제주왕벚나무등의 한국산 품종이 아닌 일본의 재배종인 소메이요시노 묘목 2천여 그루를 1차로 1962년에 시와 해군이 공동으로 구입하여 벚꽃장 일대와 통제부 영내 그리고 제황산 공원과 시가지에 심었다. 통합창원시로 바뀐 지금에 와서도 대대적으로 진해 군항제를 벌여 관광자원으로 잘 써먹고 있다.다만 제주벚나무와 소메이요시노가 과거의 형태학적인 분류만이 아닌 DNA 분석과 같은 유전학적인 연구를 통해 별개의 종으로 밝혀진 것은 1990년대 이후이기 때문에 1960년대 당시로서는 자생하는 제주 벚나무 서식지를 보호한다고 이런 일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제주벚나무를 어미나무로 하는 가로수 보급을 위해 2015년부터 보급기지를 조성 중이며 1만 그루 이상의 제주 왕벚나무가 증식에 투입되어 2022년부터 제주도를 시범지역으로 공급하기 시작해 전국에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 왼쪽 위- 워싱턴 디시 벚꽃 축제를 맞아 많은 관광객이 제퍼슨기념관에 핀 벚꽃을 즐기고 있다. 오른쪽 위- 워싱톤 디시 벚꽃 축제에서 미국과 일본의 고위 관료들이 벚나무 식수 행사를 하고 있다(1965년 사진). 왼쪽 아래- 1910년 일본에서 미국으로 기증된 약 2000 그루의 왕벚나무는 병충해 감염으로 도착 직후에 전량 소각되었다. 이 때문에 이를 대체할 왕벚나무 묘목을 급하게 소집하다 보니, 이웃 제주도에서도 묘목 수탈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한 미국 학자는 주장한다. 오른쪽 아래- 일본에서 활짝 핀 왕벚나무에 섬참새가 꽃에서 꿀을 빨아먹고 있다. 사진출처/ 손재천,

 

» 왼쪽 위- 워싱턴 디시에 활짝 핀 재배종 왕벚나무인 ‘소메이 요시노’. 현지에서 ‘요시노 체리(Yoshino cherry)’라고 부른다. 오른쪽 위- 자연사학자인 윌리엄 커티스(William Curtis)가 낸 커티스의 식물학 잡지(Curtis's Botanical Magazine)에 소개된 산벚나무. 왼쪽 아래- 한국과 일본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올벚나무. 오른쪽 아래- 일본 이즈반도 남부에 제한적으로 자라는 오오시마벚나무. 사진출처/ 손재천,

 

» 왼쪽- 일본의 화가인 코바야시 키요치카의 작품 중 1897년작 <요시노 산의 벚꽃>. 이처럼 일본사람들은 벚꽃의 미적 가치에 오래전 부터 심취해 있었다. 오른쪽- 제주도 관음사 경내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자생 왕벚나무. 2013년 두 그루가 몰지각한 사람에게 ‘농약테러’를 당해 한 그루는 고사하였지만, 사진의 다른 한 그루는 다행스럽게 소생해서 올해 아름답게 꽃을 피웠다.  사진출처/ 손재천,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설봉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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