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비용 없이 얻어지지 않는다
![]() 서강대 교수·경제학
규칙과 질서를 무시하고 더 쉽게, 더 싸게, 더 빨리, 나 먼저가 일상화된 사회는 이런 참사를 되풀이 겪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럼에도 세월호 침몰에 이렇게 온 나라가 마비되다시피 충격에 빠지고 애도에 잠겨 있는 것은 아마도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집단죄의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는 심정 때문인지 모르겠다. ![]() 그러한 개선책들의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쉽게 될 일 같았으면 진즉 하지 않았겠는가. 대통령은 ‘적폐’라고 했지만 그것이 우리의 살아온 방식이며, 발전의 역사이기도 하다. 상인은 과적으로 운송비를 줄여 물건 값을 낮췄으며, 물건 값이 싸야 더 많이 팔고 수출할 수 있었으며, 회사는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안전장치에 덜 투자해 화물과 승객을 더 싸게, 더 많이 받아왔다. 정부는 생활물가라며 운임을 눌러왔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살며 번 돈으로 자식 공부시키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관피아? 우수한 엘리트들을 공무원으로 채용해 30년 동안 민간기업보다 훨씬 낮은 봉급을 주며 나라 일을 시켰으면, 그리고 50대 초·중반의 나이에 퇴직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그들의 퇴직 후 생활을 위한 장치도 마련돼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보수를 올리고 실질 정년을 늘리든지 또는 다른 출구를 마련해줘야 그들이 퇴직 후 시민안전을 볼모로 민간기업들과 유착하는 사슬로 끼어들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국민들이 공무원들을 사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진정한 국민들의 공복으로 부리기 위해서는 세금을 더 내더라도 그들의 보상·유인체계를 바꿔줘야 한다. 매도하고 소명의식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상황을 개선시킬 수는 없다. 때로는 독일인들이 들어가기 두려워하는 깊은 지하탄광에 우리 젊은이들을 보냈고, 월남전에서는 5000명이 넘는 꽃다운 생명들이 돌아오지 못했다. 그렇게 역사의 강이 흘러와 오늘의 한국이 이뤄져 온 것이다. 부끄럽고 안타까운 희생 위에 부끄럽지 않은 성장과 발전을 이뤄냈다. 지금도 한 해 5000명 넘는 생명들이 교통사고로 길 위에서 지고 있다. 이는 인구 대비, 차량 수 대비 선진국들의 서너 배가 넘는 수치다. 그래도 10년 전 7000명에 비하면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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