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만 보면 별 아쉬움이 없어 보이지만 그 선생님은 기자말고도 8명의 도쿄 주재 한국인 직장인을 찾아다니며 일본어 개인교습을 하고 있다. 주중 낮 시간에는 학생들이 있는 도쿄시내 오피스가를 돌아다녀야하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달 수입을 어림잡아보면 10만~20만엔 수준이다. 한국 돈으로 200만원 안팎이다. 기자와 친분이 깊은 한 일본 신문사 기자의 부인인 아키꼬상은 도쿄 변두리에서 선술집(이자까야)를 운영한다. 많아야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작은 이자까야이다. 본인의 모친과 언니와 함께 공동경영하면서 수익을 나눠 갖는다고 한다. 일본 언론사의 고참기자라면 연봉이 최소 1억 원이 넘는데 아키꼬상은 아이도 낳지 않은 채 부업에 열중하고 있다. 과거 80년대 일본의 버블 시대 때 일본 사회를 지칭하는 대표적인 표현 중 `1억총중류(一億總中流)`라는 말이 있었다. 말 그대로 1억 명, 즉 일본 인구의 약 90%는 대등한 위치의 중산층이라는 의미이다. 그만큼 골고루 잘 살면서 평등한 국민의식과 사회구조를 구가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일본 가족의 표준모델은 남편이 정규직으로 연 수입 600만 엔을 벌고, 아내는 전업주부로 2명의 아이들을 열심히 키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20년이 넘는 장기불황 속에 이런 평온한 가족의 모습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주부도 일터로 나가야하고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키워야하는 형편이 된 것이다. 최근 일본 가족의 모습을 두고 `3세대 총동원형`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이 표준모델은 `부부합산 수익 500만~600만 엔, 자녀 1명, 교육은 할아버지세대에서 담당`으로 요약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당연히 장기불황으로 인해 가장의 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 통계를 보면 2009년 기준 일본 근로자의 평균 연소득은 406만 엔으로 1997년 467만 엔에서 13%나 떨어졌다. 특히 40세미만의 젊은 층은 고용형태 마저 불안해지고 있다. 2007년 기준 35세미만 젊은이 중 비정규직이 23.1%나 된다. 4명중 1명은 비정규직이다. 1987년에는 9.1%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은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불안감은 물론 수입 자체도 적다. 2009년 기준 35세~39세의 정규직 사원은 연수입이 513만 엔이었지만 같은 나이의 비정규직은 272만 엔으로 거의 절반 정도만 받고 일한다. 이러니 30대의 가장을 둔 4인 가족이라면 아빠 혼자 벌어서는 생계를 꾸려가기 어려운 형편이 된 것이다. 가뜩이나 일본의 물가는 세계최고 수준이다. 결국 주부들이 일터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올해 통계에서 일본 가구의 맞벌이 비율이 55.3%로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다. 물론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하지만 통계를 자세히 보면 일본 주부들의 돈벌이는 `생계형`이 많음을 감지할 수 있다.
맞벌이 가구라면 소비도 좀 더 넉넉해지는 게 당연지사일 텐데 오히려 줄었다는 의미는 그만큼 돈에 쪼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올 상반기 맞벌이 가구 중 아내의 근무시간이 주 35시간 미만인 경우가 57.2%로 올라왔다. 절반이상은 정규직이 아닌 파트타임이라는 얘기다. 남편의 소득을 보충해 생활을 지키고자하는 아내의 모습이 떠오른다. 일본의 한 통신교육회사의 앙케이트에서 미혼남성 680명 중 60% 이상은 "미래이 아내가 일을 하면 좋겠다"는 답을 보냈다. 그 이유 중 40%로 가장 많은 답변이 "내 수입만으로는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이었다. 반면 여성들 중 전업 주부가 되고 싶다는 응답은 50%를 넘었다. 이 같은 사회적 변화를 활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파트타임 인력파견을 알선하는 온라인서비스업체가 성업 중이다. `비-스타일`이라는 회사는 최근 가정주부들에게 기업의 콜센터 업무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에 130여개의 프랜차이즈 컴퓨터 교실을 운영하는 `큐리오스테이션`이라는 회사는 최근 주부들을 대상으로 가맹비용을 대폭 낮춘 컴퓨터 교실 개업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일터로 나가야하는 주부들의 가사 일을 덜어주기 위한 가사대행 서비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들도 결혼이나 출산을 계기로 퇴직한 전직 주부사원들에게 과거의 경험을 살려 재택근무로 참여하는 사원제도를 많이 운영한다. 일의 난이도는 높지만 상근이 필요 없는 업무의 경우 이들에게 아웃소싱해서 인건비도 절약하겠다는 의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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