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블루베리 농가
"처음엔 국내 토양 적응 못해 블루베리 절반 가까이 죽어"
기술 발달로 재배농가 급증… 용과는 제주도서 국산화 성공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블루베리 재배 현장. 산비탈을 개간해 유강선(44)씨가 운영하는 15만7000㎡(4만7500평) 규모 농장에 들어서니 수확을 앞두고 보랏빛을 띠고 있는 블루베리 열매가 보였다. 한 가지에 수십개씩 열려 있는 블루베리는 끝이 왕관 모양처럼 벌어져 있었고 1원짜리 동전만 한 크기도 제법 됐다. 유씨가 이곳에서 키우는 블루베리 나무는 4만여그루. 단일 규모로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블루베리 농장이다.
광고기획사를 운영했던 그는 1999년부터 블루베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 2005년 귀농해 2007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그는 "올해는 최소 18t의 블루베리를 생산, 작년보다 수확량이 10t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농장에서 수확한 블루베리는 롯데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된다. 롯데마트 김석원 과일 담당 바이어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3배 많은 15억원의 블루베리 매출을 목표로 괴산과 안성·평창 등에서 물량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블루베리 농장 관리자가 블루베리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블루베리·체리… 원산지가 외국인 과일 국내서 재배
북미(北美)가 원산인 블루베리는 국내 재배에 성공한 대표 과일이다. 유명상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은 "블루베리는 노화 방지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서 재배 농가가 늘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블루베리 재배 면적은 2007년 112㏊에서 지난해 313㏊로 3배 정도 늘었다. 지난해 국내 블루베리 생산량은 300t 정도로 수입량(냉동·가공품)의 3분의 1 정도에 달했다.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용과도 비슷하다. '용의 여의주를 닮았다'고 해서 '용과'라고 불리는 이 과일은 2000년쯤부터 제주도에서 재배되고 있다. 현재 30여개 농가가 키우고 있다. 250t 정도 생산돼 롯데백화점 같은 유통 매장에서 선물용으로 많이 팔렸다.
- ▲ 원산지가 중앙아메리카이지만 제주도에서도 생산되는 용과.
애플망고와 구아바 등 열대과일도 5~6년 전까지 수입에 의존했지만, 국내산 비중이 늘고 있다. 애플망고는 제주도, 구아바는 안성이 주요 산지. 현대백화점측은 "지난해 애플망고 판매량 중 국산 비중이 40%대였고, 구아바는 전량 국산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주로 수확되던 체리도 국내 생산량이 늘고 있다. 경북 경주에는 100여개 농가가 체리를 생산한다. 국산 체리는 미국산보다 신선도가 더 좋다는 게 강점이다.
◆한국에 맞는 재배법 연구
원산지와 생장 환경이 다른 국내에서 외국산 과일 재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블루베리를 재배하는 유강선씨의 경우 처음 심은 3000여그루의 블루베리 나무 중 절반 가까이 죽었다. 배수가 잘 되고 강한 산성에서 잘 자라는 블루베리가 국내 토양에 잘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
그는 "일본 도쿄대 농대에 가서 물어보고 미국 블루베리 생산단체에 자문해 재배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2004년쯤부터 블루베리 재배법을 본격 연구하고 있다.
새 재배법을 동원해 원산지보다 맛을 더 내는 경우도 있다. 제주도에서 재배되는 용과는 '스트레스 기법'을 이용한다. 용과나무가 자라는 3~4월 나무에 물을 주지 않아 나무가 땅에서 영양분을 최대한 빨아들이도록 해 수확량을 2~3배 늘리고 당도도 높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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