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북한의 충성자금모금실태...

제봉산 2010. 4. 15. 23:15

軍만 연간 수천만달러 상납..`1차상품' 팔다 마약 손대기도
데일리NK, 北외화벌이기관 출신 탈북자 증언 소개

북한 `최대 명절'인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4.15)이 다가오면 일시적으로나마 주민들의 생활 형편이 나아진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세대당 식량 2∼3㎏, 달걀 3∼4개, 술 1병 식으로 `잔치 음식'을 `특별공급'하기 때문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북한의 쌀값이 4월 초순 ㎏당 200원대까지 일시 폭락했던 것도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국정가격(쌀 1㎏당 23원) 공급을 대폭 늘린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일성 생일 전날인 14일 밤 평양 도심의 대동강변에서는 작년에 이어 두해 연속해 성대한 불꽃놀이가 벌어졌다. 아무리 국가경제가 어렵고 식량난이 악화되도 4월 초.중순은 북한에서 일종의 `축제기간'인 셈이다.
북한 당국은 해마다 이 `축제 기간'에 들어갈 엄청난 액수의 `현금'을 각급 군부대와 외화벌이 기관 등에서 `충성자금' 명목으로 상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올해 98회를 맞은 김일성 생일에 맞춰 `북한 인민군 외화벌이 기관에서 일했던 탈북자'의 증언을 정리해, 북한의 `충성자금'이 어떻게 걷어지는지 비교적 소상히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 군부에서 걷히는 돈만 연간 미화로 수천만달러에 달할 만큼 `충성자금' 규모는 가히 천문학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전체 금액이 탈북자 증언에서 나온 것은 아니고, 주로 인용된 북한 공군사령부(육군 군단급 해당)의 `외화벌이부'가 한해 동안 만드는 충성자금만 미화 100만달러를 넘어, 이를 토대로 추산해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공군기지들은 인민무력부 총참모부로부터 한 곳당 3∼5개의 `무역와크'(무역허가증)를 받아 연간 7∼10만 달러를 목표로 외화벌이에 나서는데, 공군사령부의 외화벌이부가 각 기지와 출장소에서 한 곳당 1∼2만달러씩 충성자금을 걷어간다고 한다.

이들 공군기지의 외화벌이 수단은 주로 농산물, 철광석, 목재, 수산물 같은 `1차 상품'을 중국쪽에 내다 파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1차 상품의 직거래로는 큰 돈을 벌기가 어려워 갈수록 마약에 손을 대는 기관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는 "많은 공군기지들이 충성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얼음'(북한산 마약) 장사 같은 불법행위에 나서고 있는데, 곳에 따라 전체 인원의 절반 가량이 얼음장사에 동원되기도 한다"면서 "보위부나 보안부 단속에 걸려도 뇌물을 주면 무마될 수 있고, 심지어 단속기관이 마약을 파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충성자금'을 만들기 위해 마약장사에 매달리는 이유는 거래 차액이 크기 때문이다.

공군기지의 경우 1인당 연간 3천500달러를 벌어야 할당된 충성자금을 채울 수 있는데 정상적인 상거래로는 달성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마약의 경우 5∼6명만 나서면 노동자 120명 세대에 겨울 난방용 석탄과 식량을 공급하고, 4대 명절(김일성.김정일 생일, 노동당 창건일, 정권수립일) 때마다 세대 한 곳당 돼지고기 1.5㎏, 과자 3㎏, 식용유 2ℓ를 나눠줄 수 있는 `거금'이 생긴다는 것이다.

마약 거래의 돈벌이가 이렇게 좋다 보니 권력 핵심부의 경호기관이나 방첩.치안기관까지 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정작 마약거래를 단속해야 할 국가안전보위부의 경우 산하 외화벌이기관인 `신흥무역회사'의 지사와 출장소를 통해 연간 40만달러 정도의 `충성자금'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김정일 위원장의 경호조직인 호위사령부도 `동양회사'라는 외화벌이 회사를 통해 마약장사로 연간 30만달러 정도의 충성자금을 만들고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