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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커피] 미(美) 주부들 해외투자… '스미스 부인'이 뜬다

'와타나베 부인 비켜라. 스미스 부인 나가신다.'

그동안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외화로 환전한 뒤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 주부 투자자들은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40조엔(약 605조원)이나 되는 돈을 굴리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는 엔고 현상을 등에 업고 직접 한국을 찾아와 온갖 쇼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는 장차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을 예상하고 원화 예금을 들어놓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와타나베 부인에게 최근 미국의 '스미스 부인'이 도전장을 던졌다. 와타나베는 일본에서, 스미스는 미국에서 가장 흔한 성(姓)이다.

달러 값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고공행진을 하면서 스미스 부인들은 요즘 와타나베 부인처럼 다른 나라 예금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원화처럼 달러에 대비해 저평가된 통화에 대해 관심이 높다. 앞으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해외투자를 팔아서 환차익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많은 외환전문가들은 현재 1달러당 1500원대에 머물고 있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올해 연말이면 1200~1300원대로 떨어질 것(달러가치는 하락)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 미국 내 한국계 은행에는 원화 예금 문의가 부쩍 늘었다.

뉴욕 맨해튼의 대표적인 한인은행인 우리아메리카은행 관계자는 "교포들의 송금수요가 작년보다 3배나 늘었고, 평소 드물던 100달러짜리 지폐가 하루에 5000장 넘게 들어온다"며 "한 번에 600만달러를 송금한 미국인도 있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기부양을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린 결과 미국의 정책금리는 '제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가 3.25%인 호주나 11.25%인 브라질 같은 고금리 국가에 스미스 부인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스미스 부인의 활약이 커질수록 미국 기업들의 자금난은 더 심각해진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에 와타나베 부인들이 돈을 해외로 내보내는 바람에 일본기업들이 자금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불황이 깊어진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