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국의 개혁개방30년-1

제봉산 2008. 12. 18. 08:52

[중국 개혁 개방 30년] 중국 기업가 정신의 뿌리‘거티후’ [중앙일보]

개방 후 노점상으로 시작
경제성장의 견인차 노릇

중국 개혁·개방의 첨병은 기업인이다.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이들이 없었다면 중국 경제의 비약적 발전은 어려웠을 것이다.

중국 기업인의 뿌리는 자영업자를 일컫는 ‘거티후(個體戶)’에 있다.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이 시작되면서 이들은 사회주의 체제 아래에서 개인적으로 돈벌이에 나섰다. 초라한 노점을 벌여놓고 각종 잡화를 파는 게 당시 이들의 모습이었다.

‘중국 1호 거티후’는 장화메이(章華妹·49·여)다. 중국에서 민영 기업이 가장 발달한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출신인 그는 개혁·개방 직후인 79년 9월 중국에선 처음으로 영업허가증(營業執照)을 받았다. 장은 “내 집 앞에서 장사하는데 왜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당시에는 어리둥절했다”고 회고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 장은 원저우 시내에 수백 평짜리 점포를 갖춘 중소업체의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그는 수천만 거티후의 대표 사례일 뿐이다.

중국 굴지의 신시왕(新希望)그룹을 일군 류융하오(劉永好·57) 회장도 82년 고향 청두(成都)에서 단돈 1000위안으로 메추리 양식 사업을 시작해 중국 10대 부호 반열에 올랐다. 중국 전역에 음식 체인점 마오자판뎬(毛家飯店) 200여 개를 운영하는 탕루이런(湯瑞仁·78·여) 회장도 마오쩌둥(毛澤東) 고향 마을인 후난(湖南)성 샹탄(湘潭)시 사오산(韶山)에서 84년부터 녹두죽을 팔던 거티후 출신이다.

지금도 원저우 시내 골목에는 소규모 점포와 제조공장이 밀집해 있다. 금융위기로 수요가 줄어 이들도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들은 중국 민간경제를 뒷받침해주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거티후라는 뿌리에서 자라난 중국의 중소기업은 지난해 4200만 개를 넘어섰다.

원저우·샹탄(후난성)·베이징=장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