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얼마만큼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좋을까?' 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어머니가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얼마만큼 들을 때 편안하게 느끼는지에
기준을 둔다. 이렇게 음악을 들음으로써 어머니는 태아의 성장에 필요한 만큼의
가장 효과적인 영양분을 줄 수 있다. 건강한 태아나 조산아, 신생아에게 어머니가
평상시에 즐겨 듣거나 연주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음악을 들려주면 음악적
과식을 할 위험이 있다. 음악에 진력을 내는 것이다.
소리의 세계, 특히 그 중에서도 음악은 아주 어린아기 때부터 생명과 성장에 꼭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양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양의 문제,
즉 어느 정도의 음악이 좋은가 하는 문제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 우리가 듣는 것 : 음악의 구성요소
임신기 및 영.유아기와 관련해서 볼 때 음악이란
귀로 듣는 모든 것(외침,말,음,소리,잡음)을 의미하며 이는 언제나 동일한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어느 시대, 어떤 문화의 음악도 다음의 다섯 가지 요소를포함하고 있다.
▷ 리듬
▷ 다이내믹(셈여림)
▷ 화음(음향)
▷ 멜로디(선율)
▷ 형식
소리의 세계, 음악의 세계는 복합적이다. 음악의 구성요소를 거쳐서 입문하면
그 세계가 훨씬 쉽게 파악되고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다만 음악을 더 정확하게
관찰하고 그 구성요소의 심리학적,의학적 영향을 알게 되면 삶의 과제들을 더
쉽게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리듬은 모태 안에서 자라는 아기가 주로 경험하는 청각적 인상이다. 리듬은
시간을 분할하는 것이며 그 때문에 질서를 찾는 인간적인 욕구에 도움을 준다.
모태 안의 아기는 자기가 직접 만들 필요가 없는 리듬에 둘러싸여 있다.
엄마의 심장 리듬은 아기를 보호해주는 소리막이며 아기에게 안정감을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듬이 분명한 음악을 좋아한다.
그러므로써 엄마 뱃속에서 가장 안전했던 기억을 자신도 모르게 되살리는 것이다. 요즘 젊은세대들은 테크노 음악, 하드록과 메탈 음악을 많이 향유하고 있다.
젊은세대들이 이처럼 과도하게 합성리듬을 찾는 것은 그들의 마음 속에 방향감각과 구조적 안정감에 대한 동경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 다이나믹은 리듬과 뗄 수 없는 연관이 있다. 모태 안에 있는 아기가 듣는 소리에 대해 생각해보면 아기는 엄마의 유동적인 심장리듬을 듣고 그 리듬과 함께 성장
할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소리, 높고 낮은 소리 전체에 걸쳐 있는 모든 스펙트럼을 다 경험한다. 엄마의 심장에는 리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대를 통해 인간이 듣거나 연주해온 음악의 구성요소가 모두 들어있다.
엄마가 걷거나 뛸때, 쉴 때와 잠잘 때 아기는 속도와 시간의 빠르고 느림을 경험하며 음의 크기가 변화하는 것도 경험한다. 음의 강약은 휴식중이거나 반대로 숨가쁨을 나타낸다. 강약에 음의 높낮이도 추가되며 이 경험은 나중에 멜로디에 관한 이해로 이어진다.
▷ 엄마 뱃속의 아기는 역시 음악의 구성요소인 화음과 멜로디도 처음 소리를
접할 때부터 같이 듣는다. 심장의 박동에서 수많은 파장, 화음, 복합음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 목소리의 멜로디는 유일무이한 고유성으로 아기의 삶과 동반하는데 아기는
멜로디, 즉 음의 특정한 고저를 듣고서 엄마를 감지한다. 리듬과 음의셈여림을 통해 엄마를 느끼듯이 말이다. 엄마의 목소리는 모든 음악이 그렇듯 어떤 요소 하나만이 아니라 여러 요소들의 합동작용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음악적 음향이란 하나 이상의 음이 동시에 울리는것을 뜻하며, 이것은 사람에게
평생 동안 가까움, 친밀함, 헌신, 융합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 음악적 형식은 그 안에서 음악의 다른 구성요소들
- 리듬, 셈여림, 화음, 멜로디 - 이 연주되는 그릇을 가리킨다.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이미 다양한 소리세계의 형식을 체험한다.
엄마가 춤을 추면서 소리를 지르고 웃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큰 소리로
노래를 하면서 엄마 몸의 음악이 포르티시모 (더욱 강한 음)에서 최강음이 되고
또 점점 크게 울릴 때 아기에게는 그것이 '커다란 형식'이 된다.
2. 생명의 태동과 듣기의 형성에 관하여
어머니의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가 만나서 수정된 난세포는 며칠이 더 지나서
근육과 신경세포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 조그만 미래의 아기는 태아(Embryo)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된다. 초기의 이러한 연결이 나머지 일생 동안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는 수용과 반응 과정의 기초가 된다. 한 아이가 나중에 음악이라는 자극에
어떤 동작으로 반응하는가는 태아였을 때의 근육 및 신경세포의 연결이
어떠했는가에 근거한다. 또한 초기의 발달 과정에서 서로 움직이며
연결된 근육세포와 신경세포는 일생 동안 결합을 유지한다.
'생명의 춤'이라는 말은 근사한 은유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초기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3. 인간은 듣기 전에 진동한다.
4개월내지 4개월 반까지 태아는 진동을 평형기관으로만 느꼈었는데 이후부터는
'듣기'의 새로운 시기가 시작된다. 태아의 귀는엄마의 몸 속에서 보내는 긴 시간
동안에 엄마의 몸 속에서 나는 소리를 직접 감지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점차로 엄마의 몸 주변에서 나는 바깥의 소리도 듣게 된다. 집안에서 나는 소리들,
차 소리,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 등 진동하는 모든 것들을 들으며 태아도 같이
진동을 한다.
4. 접촉과 운동
태아는 이 시기에 아직 들을 수는 없지만 이미 자기 주위에서 리드미컬한 진동들,
즉 심장의 리듬, 몸에서 나는 소리, 엄마의 목소리와 음악의 기본 요소들과 연관이
있는 이 모든 울림을 체험한다. 내이의 평형기관과 전정기관에는 이미 진동을
받아들이는 안테나와 같은 미세한 유모세포가 있어서 어머니의 몸 밖에서 들리는
소리의 울림도 감지한다.
이 유모세포는 우리가 일생 동안 육체작, 정신적으로 하게 될 공명을 태아에게
훈련시킨다. 이는 아주 미세하고 거의 알아차릴 수 없는 떨림이다.
출생 전후의 성장을 위한 전제 조건은 외부로부터의 자극이다.
음향적 자극, 들리는 소리들, 음악은 두뇌 및 청각 발달의 조건이 된다.
듣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기가 태어난 이후에야 가늠할 수 있다.
뇌피질에 공급되는 에너지의 90퍼센트는 귀를 거쳐가며 그 때문에 귀가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으로 여겨진다. 출생 이전에 갖추어진 청각기관과 그것의 능력은 태아에게 무엇을 듣게 했는가와 관련이 있다. 더욱이 모태 안에서는 자극의 시리즈인 엄마의 심장 리듬,엄마의 목소리와 엄마 몸의 소리가 중요한 영양분이며 가장 신뢰할 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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