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산 , 산행

북악산 성곽탐방로

제봉산 2007. 4. 13. 11:21
[week&탐방로가이드] 반갑구나 북악산 [중앙일보]
북악산 서울성곽 전면 개방 … 40년 갇혔던 4.3㎞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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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산책로는? 단연 북악산 서울성곽 탐방로다. 40년 금단의 땅이었으니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은 게 사람 마음. 6일 개방 이래 매일 관람객이 몰려들고 있다. 주말에는 3개 출입구마다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측은 관람객이 폭주하자 선착순 출발인원을 50여 명에서 100여 명으로 급히 늘려 잡았다(인터넷 예약 50명 포함 매회 총 150여 명 출발).

하지만 폭발적인 관심에 비해 서울성곽 탐방로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어느 코스가 가파르고 어느 코스가 평탄하지, 화장실은 어디에 있는지, 식사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week&이 독자들을 위해 하나하나 직접 확인해 봤다.

글·사진=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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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 어디서 출발 ? 탐방 코스는 셋

탐방 코스는 셋이다. 이 중 홍련사~숙정문~촛대바위 코스는 지난해 4월 1차로 공개된 곳. 창의문에서 말바위 쉼터에 이르는 종주 구간의 중간지점과 이어진다. 새로 공개된 4.3㎞ 전체 구간의 참모습을 보려면 창의문이나 말바위 쉼터 중 한 곳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창의문 출발 코스의 장점은 교통이 편하다는 것. 1020.7022.0212번 시내버스가 출입구 바로 앞(자하문 고개 정거장)에 선다. 하지만 치명적 단점이 있다. 3개 탐방 코스 중 경사가 가장 가파르다. 더구나 백악마루까지 약 1.6㎞ 구간 전부가 계단으로 돼 있어 노약자나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오르기가 쉽지 않다. 말바위 쉼터에서 넘어오는 탐방팀과 중간에서 만나 교차할 땐 통로가 비좁아 자칫 불안해 보일 정도. 한번에 오르려 무리하기보다 중간에 있는 쉼터(지도 참조)에서 숨을 고르는 편이 낫다. 또 다른 단점은 교통이 편하다 보니 이용객이 가장 많다는 것. 당연히 기다리는 줄도 가장 길다. 문화재청은 이곳에 한해 시간당 2회로 출발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말바위 쉼터 출발 코스는 이와 정반대다. 탐방로 자체는 경사가 완만해 오르기 쉽지만 교통이 불편하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에서 2번 마을버스를 타고 성균관대 후문에서 하차, 와룡공원을 지나 말바위 쉼터까지 30분 가까이 산길을 걸어야 한다. 중간에는 나무 발판을 딛고 성벽을 넘어야 하는 곳도 있다. 산행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면 '본 게임' 시작 전 진이 빠질 수 있다.


1·21사태 총탄 자국이 남아 있는 소나무
Q 2 뭘 볼까 ? 베스트 3

서울성곽도 '아는 만큼 보인다'. 탐방팀마다 해설사가 한 명씩 동행하긴 하지만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설명을 제대로 못 듣는 일이 많다. 차라리 '예습'을 해가는 편이 낫다.

■시대별로 다른 서울성곽=손민형 성곽 해설사는 "서울성곽은 그 자체가 살아 있는 건축사 박물관"이라고 말한다. 조선 태조 때 세운 서울성곽은 세종.숙종 때 대대적인 보수를 했다. 숙정문 바깥 성벽(홍련사 코스와 연결)을 보면 시대별로 다른 성벽 축조 방식의 차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태조 땐 메주만 한 자연석을 그대로 쓴 반면 세종 땐 장방형 돌 사이사이 잔돌을 섞어 넣었다. 숙종 때 성벽은 석재를 2자×2자 정사각형으로 규격화해 쓴 것이 특징이다.

■1.21사태 소나무=40년간 북악산 출입을 못 하게 한 1968년 '1.21사태'의 산증인. 청운대에서 북악산 정상 백악마루 오르는 길에 있다. 김신조 등 공비와 우리 군경 사이의 총격전 때 생긴 탄흔 15개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백악마루에서 둘러보는 서울 전경=해발 342m 높이의 백악마루에 오르면 서울의 동서남북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정상부 바위에 올라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 북한산을 등지고 서면 눈앞에 경복궁.세종로를 지나 남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인왕산 기차바위.치마바위.장승바위, 왼쪽으론 저 멀리 낙산이 보인다. 북악산과 더불어 서울성곽 안 내사산(內四山)으로 꼽히던 산들. 바위는 발 디딜 데가 좁아 위험하므로 한 사람씩 차례로 올라가야 한다.

■그 외 일제시대 쇠말뚝이 박혔던 촛대바위, 만든 사람의 이름이 새겨진 성벽, 야생화.소나무 군락 등도 볼거리.


일제시대 쇠말뚝이 박혔던 촛대바위
Q 3 안 되는 것 ? 도시락

북악산 서울성곽 탐방로는 일반 등산로가 아니다. 역사 유적지인 동시에 엄연한 군사시설물 보호구역이다. 여느 산처럼 자유로운 산행은 무리. 일단 동선부터 제한된다. 해설사를 따라 정해진 루트대로 움직여야 한다. 개인 행동도 금물이다. 집이 말바위 쉼터 근처인 사람이 있다 해도 백악마루에 올랐다 다시 말바위 쉼터로 내려갈 수는 없다. 반드시 창의문으로 나가야 한다. 사진 촬영도 제한된다. 기념 사진을 찍을 때도 배경에 군 초소.탄약고 등이 노출돼서는 안 된다. 음식물 반입도 원칙적으로는 금지. 도시락을 싸왔다면 탐방 전후 각 출입구 앞 쉼터에서 먹는 게 좋다. 창의문 쪽에는 문루에 돗자리를 깔아 놓았다. 물론 음료수는 상관없다. 오히려 산행 중 마실 물은 따로 꼭 챙겨야 한다. 화장실은 촛대바위 근처에 한 곳(지도 참조)뿐이다. 각 쉼터에서 미리 일을 보고 출발하는 게 현명하다.


여행정보


■탐방 예약=인터넷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문화재청(www.ocp.go.kr)이나 한국문화재보호재단(www.fpcp.or.kr) 홈페이지에서 북악산 관람 배너를 클릭, 원하는 출발지와 시간대를 선택한다. 선착순 입장일 때는 출입구 앞에서 1시간 이상 기다릴 수도 있다.

■탐방 시간=탐방로가 열리는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지만 종주에 2시간30분 정도가 걸리므로 실제 입장 가능 시간은 오후 3시가 마지막이다. 매시 정각에 1시간 간격으로 탐방팀이 출발한다. 평일에는 오전보다 오후가 사람이 좀 적은 편. 매주 월요일은 쉰다.

■문의=창의문 쉼터 02-730-9924~5, 홍련사 쉼터 02-747-2152~3, 말바위 쉼터 02-765-0297~8.